▶ UCLA 한국학연구소 북한 포럼, 일명 ‘돈주’ 신흥 부유층 그룹 등장
▶ 대북제재 강화로 전체경제 위기

10일 UCLA 한국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북한 경제 포럼에서 케빈 그레이 박사가 북한 경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내달 또는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 간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전망인 가운데, 북한 내부에서는 ‘장마당’으로 불리는 사실상의 시장이 크게 확산돼 있으며 최근 대북 제재 강화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향후 시장경제 도입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UCLA 한국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북한 관련 포럼에 초청 강사로 나온 영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 케빈 그레이 박사는 “북한의 시장이 1980년대 인민소비품 거래로부터 시작됐다”며 이같은 시장화와 함께 ‘돈주’라는 신흥 부유층이 등장하는 등 사실상의 준시장경제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레이 박사에 따르면 특히 북한의 시장화와 함께 ‘돈주’라는 신흥 부유층의 등장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돈주는 1980-1990년대 장마당을 통해 자본을 축적하고 무역을 통해 부를 쌓았으며, 이들은 직접 주택을 거래하고 이윤을 얻기도 하며, 농산물 판매도 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농업에서 이윤을 얻을 경우 국가 납부량이 7대3으로 70%를 국가에 냈는데, 나중에 4대6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레이 박사는 이와 함께 북한에서 지난 2012년 6.28 경제 관리 개선 조치의 일환으로 ‘포전담당제’를 도입, 이를 통해 인센티브 확대함으로써 농작에 대한 주민 개개인의 관심을 높이고 국가 전체의 농업 생산을 늘리고자 꾀해왔으며, 집단농장 방식의 문제점이던 평균주의를 배격하고 더 많은 생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생산량에 따른 더 많은 소득 분배를 보장해왔으나, 북한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대북 제제가 강화되면서 경제가 위기에 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레이 박사는 또 지금까지 북한 관련 연구는 정권과 지도층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시대적 상황과 세계화 속의 북한의 상황에 중점을 맞춰 연구를 해야 하며 그렇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은 중국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늘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향후 북한의 시장 개방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케빈 그레이 박사는 영국 서섹스 대학 국제관계학 교수이자 우드로 윌슨 센터 방문연구원으로 한국 민주주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북한과 북한 경제 연구에 천착하고 있는 북한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