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페리 전 美국방장관 “정상회담 즉각적 결과 기대해선 안돼”

2018-04-10 (화) 11: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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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리 전 美국방장관 “정상회담 즉각적 결과 기대해선 안돼”

▶ “북한과 어떤 합의도 엄격한 검증 프로세스 필요”

페리 전 美국방장관 “정상회담 즉각적 결과 기대해선 안돼”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10일 "남북 정상회담이 중요하고 북미 정상회담도 정말 중요한데 즉각적 결과를 기대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밝혔다.

페리 전 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북핵문제 관련 한 포럼 계기에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비핵화 가능성을 묻자 이렇게 말한 뒤 "회담을 통해 하나의 (비핵화) 프로세스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프로세스 역시 꾸준히 점차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모든 것이 한꺼번에 변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페리 전 장관은 협상 실패시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력 동원을 고려하겠냐는 질문에는 "제대로 안 돼도 미국이 일방적 행동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을 공격하는 것은 결국 한국을 공격하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답했다.

페리 전 장관은 앞선 포럼 강연에서도 "미국은 북한과 협상하며 건설적인 회의론을 갖고 출발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즉각적인 비핵화 달성은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북한의 핵실험 중지 및 핵확산 금지 합의를 비핵화 과정의 첫 단계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은) 비핵화만큼 우리가 원하는 목적은 아니지만, 협상과 검증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북한은 비핵화 프로세스를 시작하고, 우리는 동시에 (북한) 안전보장의 과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과 체결하는 어떤 합의도 아주 엄격한 검증 프로세스가 포함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북미간 (관계) 정상화도 중요하지만 남북간 정상화가 우선시돼야 할 것"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이 이달 말 계획되어 있는데 어떻게 보면 북미 회담보다 중요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그는 제네바 합의, 페리 프로세스, 6자회담 등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과거 외교적 시도를 돌아보며 "북한 지도자들은 독재적이고 무자비하지만 절대 미치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를 갖고 정권 유지를 위해 일관성 있게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과 협상하며 가장 중요한 원칙은 북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지 우리가 원하는 북한으로 만들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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