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자병’ 이 뭐길래…

2018-04-04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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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주운전 치사·해외도피

▶ 20대, 수감 2년만에 석방

‘부자병’ 이 뭐길래…

이산 카우치가 지난 2일 텍사스주 달라스 인근 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AP]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고도 삶이 너무 풍요로워 감정 통제가 안 되는 이른바 ‘어플루엔자(affluenza·부자병)’에 걸린 게 인정돼 논란을 일으켰던 이선 카우치(20)가 수감 2년 만에 석방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우치는 본래 내려졌던 보호관찰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선고된 720일형을 거의 마치고 지난 2일 오전 텍사스주 달라스 인근의 포트워스 태런트 카운티 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카우치의 변호사인 스콘 브라운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언제나 유감스러워하고 있다”며 “법원이 제시한 조건에 따라 남은 6년동안 지역 주민들의 감시를 받으며 살겠다”고 밝혔다. 법원이 제시한 조건에는 추적장치 착용, 오후 9시 통행금지 시간 준수, 정기적인 약물 검사 실시 등이 포함돼 있다.


카우치는 16세이던 2013년 6월 음주운전을 하다 4명을 치어 숨지게 하고 9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살인혐의로 기소된 카우치의 변호인은 당시 ‘부자병’을 변론 근거로 내세웠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당시 10년 간의 보호관찰을 선고했다. 더불어 법원은 보호관찰 기간 동안 운전과 술, 약의 복용을 금지하고 치료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

2년 후인 2015년 말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 상에 카우치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게임을 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되자 카우치의 부모는 그를 멕시코로 도피시켰으나 그는 결국 체포돼 미국으로 송환됐다. 법원은 그에게 보호관찰을 위반한 혐의로 720일형을 선고했다.

한편 어플루엔자는 풍요(affluence)라는 단어와 인플루엔자의 합성어로, 공식 병명으로 인정받지 못한 ‘부자병’ 때문에 4명을 죽게 하고도 보호관찰 처분을 내린 당시 판사의 판결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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