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성폭력 피해자 적극 지원”

2018-03-29 (목) 12:00:00
크게 작게

▶ 가정상담소‘소리’프로젝트

▶ 신고·대처·재발 방지 도와

“한인 성폭력 피해자 적극 지원”

28일 프로젝트 ‘소리(Sori)‘ 런칭 기자회견에서 한인가정상담소 카니 정 조(왼쪽 세 번째) 소장과 직원들이 성폭력 피해자들을 응원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Too)’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인가정상담소가 한인사회 내 성폭력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나섰다.

한인가정상담소는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위한 ‘소리(Sori)’ 프로젝트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한인가정상담소가 주관하는 ‘소리’ 프로젝트는 성폭력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을 도와 ▲심리 상담 ▲경찰서, 병원 동행 ▲안전계획 수립 ▲법률서비스 지원 ▲예방 및 재발 방지 교육 ▲위기 상담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인가정상담소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에 진행해 오던 성폭력 피해자 지원 프로그램을 보다 구체화하고, 커뮤니티와의 협력을 강화해 한인사회에서 현재는 물론 과거에 발생한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등의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자들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카니 정 조 소장은 “프로젝트 ‘소리’는 사회적, 문화적 이유로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성폭력 피해자들이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그들을 돕고 지원하자는 의미를 담았다”며 “미투 운동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한인사회 안에 숨죽여 있던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밝혔다.

가정상담소에 따르면 한인사회에서 성폭력 문제는 계속 발생해왔고 그 피해 사례들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한인가정상담소가 공개한 성폭력 피해자 상담 사례 통계에 따르면 성폭력을 당해 상담을 신청한 피해자수는 2016년 63명에서 2017년 81명으로 30% 가까이 늘었다. 성폭력 피해자의 신고율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가정상담소 측은 밝혔다.

안현미 심리상담부서 매니저는 “대부분의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의자와 가까운 관계인 경우가 많다. 피의자와 관계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엮여 있기 때문에 성폭력을 당했을 시 즉각적인 대처가 더욱 어렵다. 때문에 피해자들은 성폭력 문제를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숨긴 채 넘어가는데. 2차 3차 가해가 발생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피해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상담을 통해 대처 방안을 세우고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희 프로젝트 소리 태스크포스팀 매니저는 “한인 변호사들과의 네트웍을 강화해 피해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인가정상담소는 또 오는 4월 직원들의 성폭력 관련 40시간 전문 교육 이수와 직원 확충을 통해 한인가정상담소의 내적 역량을 키우는데도 힘쓸 예정이다.

피해자들은 24시간 운영되는 핫라인을 통해 언제라도 피해 사례를 신고할 수 있다. 핫라인 전화번호 (888)979-3800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