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볼턴 등판시킨 트럼프, 전쟁내각 꾸리나

2018-03-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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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턴=전쟁’ 인식…“사상 최강 매파 안보팀”

▶ 북한·중국 겨냥 더 강경한 대응‘신호탄’ 북미정상회담에도 부정적 여파 우려돼

볼턴 등판시킨 트럼프, 전쟁내각 꾸리나
볼턴 등판시킨 트럼프, 전쟁내각 꾸리나

미국의 안보사령탑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중국과 북한에 초강경파(super hawk)로 불려온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22일(현지시간) 새롭게 내정되면서 차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내각’을 꾸리고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부 외교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과의 전쟁을 시도할 가능성이 언급될 정도다,
일단 허버트 맥매스터의 퇴장과 함께 볼턴 전 대사의 등장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명실상부한 제2기 외교·안보팀이 출범했다.

볼턴 전 대사의 등판으로, 갈등과 대립 일변도의 미중관계와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미 행정부가 더 날카롭고 강경한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강매파 볼턴을 NSC 보좌관으로 임명하자 CNN 방송은 외교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북한과의 전쟁가능성을 언급했고, 뉴욕타임스는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와 함께 볼턴의 임명으로 “현대 미국 역사상 가장 강경파로 이뤄진 외교안보팀”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에드 마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트럼프가 전시내각을 성공적으로 완성했다”고도 했다. 그만큼 볼턴이 갖는 최강 매파로서의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를 언급한 지난해 8월 “중국이 북한의 정권교체에 동의하지 않으면 공격이 불가피하다”고 했고, 그해 9월엔 “북한 문제 해결의 유일한 해법은 북한 정권의 종식”이라는 초강경 발언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 통과를 주도한 볼턴은 당시 박길연 대사가 반발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자 박 대사의 빈의자를 향해 “북한을 유엔에서 축출해야 한다”고 비난할 정도로 대북 초강경 입장을 고수해왔다.

또, 지난해 12월 공화당 노스캐롤라이나 행사에서는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때가 올 것”이라고 했는가 하면, 지난 3월 20일 자유아시아 방송에서는 “미북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리비아가 핵무기를 폐기한 것과 같은 비슷한 협상을 해야한다”고 밝혀 리비아식 해법을 구상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볼턴의 임명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정상회담 추진 국면에서 직접 운전대를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북미협상 국면에서 트럼프가 주도권을 쥐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인사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의 정상회담 제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한 배경에는 볼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대한 빨리 북한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는 볼턴의 권고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수용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볼턴의 임명은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위기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접근법에서 드라마틱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백악관의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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