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중 ‘대만 문제’ 놓고도 갈등 격화

2018-03-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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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대만여행법’ 이어 국무부 관리 방문

▶ 중 “양안 위기 발생할 수도” 경고 등 맹공

미-중 ‘대만 문제’ 놓고도 갈등 격화

미국의‘대만여행법’ 시행을 두고 중국이 격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대만 인권 운동가들이 19일 중국에 잡혀 있는 대만 사회 운동가 리밍체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지난 19일 대만의 수도 타이페이에서 벌이고 있다. [AP]

미국과 대만 정부간 교류를 활성화할 미국의 ‘대만여행법’ 시행을 두고 중국이 격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미국 역시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여행법 시행과 함께 알렉스 웡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를 20일 대만에 전격 방문시킨 데 대해 중국 당국은 같은 날 랴오닝 항공모함을 대만해협에 진입시켜 위협했고 22일에는 중국 언론이 미국을 겨냥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틀 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연설을 통해 미국의 대만 문제 개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이후 중국 여론도 대미 강경 모드로 급전환하는 모습이다.


이날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 사설로 대만을 방문한 미국 관리의 중국 대륙 입국을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신문은 웡 부차관보의 이번 대만 방문은 대만여행법 통과 후 중국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떠보기 위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의 대만여행법 시행에 대해 반격을 해야 한다. 대만을 방문한 미국 국방부 및 국무부 고위 관리들을 재임 기간 중국에 초청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한반도 문제와 이란 핵문제 등 미중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미국에 반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은 대만 해협에서 직접적인 군사 충돌을 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차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거론하고서, 미중 관계 악화 카드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할 카드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상하이 푸단 대학 대만연구중심 신창 주임은 “미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을 허용하거나 대만과 미국의 국무장관이 서로 만난다면 현재 미중 관계는 붕괴되고 또다른 양안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공산당 중앙위위원회는 21일 유엔 주재 중국 대사 출신인 류제이 국무원 대만판공실 부주임을 당 중앙 대만 업무 판공실 주임 겸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으로 승진시켜 대만 문제를 총괄토록 해 중국 당국 차원의 강경 대응이 예상된다.


이에 웡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미국이 대만을 포기할 뜻이 없다고 강조했으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대만을 가로막는 중국은 대국이 아니다”며 공세를 폈다.

웡 부차관보는 전날 미국상공회의소(AMCHAM) 타이베이 신년 만찬에 참석해 “정부가 바뀌거나, 총통이 교체되더라도 대만을 공식 인정하는 미국의 입장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찬에 참석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미국 정부와 의회가 ‘대만여행법’을 통과한데 대해 감사를 표시하면서 “자유민주 제도는 대만 생존의 길이며 호혜평등이야 말로 양안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는 열쇠”라며 중국이 대만의 국제사회 참여를 막는 것은 “대국으로서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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