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 탄소배출량 다시 급증…지난해 역대 최고치 기록

2018-03-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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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만 4억6천만t 증가…車 1억7천만대 배출량과 맞먹어

▶ NYT “아시아 지역 배출 늘고, 재생에너지 성장은 늦어”

세계 탄소배출량 다시 급증…지난해 역대 최고치 기록

기상이변·기후변화 (PG) [제작 조혜인] 일러스트, 합성사진

수년간 주춤했던 전 세계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지난해 다시 급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체결 이후 세계 각국이 기울여온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노력이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한국시간 기준)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25억t(톤)으로 전년보다 1.4%(4억6천만t) 증가했다.


2014∼2016년 3년간 보합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배출량 규모는 사상 최대치다.

지난해 증가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억7천만대의 새 자동차가 뿜어내는 양과 맞먹는다 IEA는 설명했다.

IEA는 이처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로 ▲세계 경제의 탄탄한 성장 ▲화석연료 가격 하락 ▲ 에너지 효율 제고 노력 감소 등을 들었다.
IEA는 이 같은 요인으로 인해 지난해 세계 에너지 수요는 전년보다 2.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IEA는 "이 같은 통계는 파리기후변화협약 목표가 불충분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기후 변화와 싸우고 있는 전 세계의 노력에 대한 강력한 경고인 셈"이라고 밝혔다.

앞서 세계 195개국은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면서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로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세로 돌아선 이유를 5가지로 분석했다.

우선 신흥국이 밀집한 아시아에서 배출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배출량 증가량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아시아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IEA는 중국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7% 수준이었지만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늘린 덕분에 배출량이 1.7%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NYT는 또 재생에너지 성장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지난 한 해에만 프랑스와 독일 전체 규모와 맞먹을 정도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IEA는 "세계 에너지 수요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에도 여전히 81% 수준"이라며 "재생에너지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화석연료 사용 비중은 지난 수십 년간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또 석탄 사용량이 지난해 1%가량 늘어났고, 기름값이 싼 탓에 유럽과 미국 소비자가 여전히 전기차 대신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선호하는 것도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장, 가정 등에서 에너지효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주춤해진 것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반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영국, 멕시코, 일본의 배출량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한 미국의 배출량 감소 폭이 가장 큰 점이 눈에 띈다.

미국의 지난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8억1천만t으로 전년보다 0.5% 감소했다.

IEA는 미국의 전력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전력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7%로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원자력 발전 비중은 20% 수준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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