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캐나다 자유당, 페이스북 정보 유출 폭로자와 한때 공동 작업

2018-03-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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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권자 정보 이용 시범 작업 시도

캐나다 집권 자유당이 페이스북 정보유출 및 선거 전략 활용 파문을 폭로한 당사자인 크리스토퍼 와일리(28)와 한때 유사한 방식의 시범 작업을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캐나다 통신이 21일 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자유당 관계자와 와일리가 지난 2016년 1월 와일리가 개발한 유권자 정보 활용 기법을 자유당이 도입하기 위해 시범 작업을 실시하기로 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후 자유당 지도부가 와일리의 구상을 청취한 뒤 그의 방안을 수용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양측의 공동 작업은 계속 진행되지 않았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당시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와일리가 계약에 따라 시범 작업에 착수했었다고 전했으나 작업의 내용이나 계약의 성격 및 기간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정당들이 특정 전략 활동을 위해 일정 기간 시범 작업을 위한 용역 계약을 맺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일이 드문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유당의 브래든 케일리 대변인은 이날 2016년 당 실무자와 와일리의 면담 이후 당 차원에서 그와 어떠한 계약도 맺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와일리와 만난 당측 담당은 연구부서였다고 전하고 "와일리가 자유당 연구부서를 위해 다소간의 예비 작업을 했으나 그와의 작업이 더 이상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양측의 이 접촉은 자유당이 압승을 거둔 2015년 총선 직후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미국 대선이 치러지기 이전이다.

앞서 자유당과 와일리는 지난 2007~2009년 와일리가 당시 야당이던 자유당의 청년 유권자 분석 활동을 담당, 주도하면서 등 이미 깊은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와일리는 유권자 정보를 이용한 공격적인 선거 전략 및 유권자 관리 기법을 제안했으나 당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와일리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빅토리아 출신으로 명문 사립고등학교에 재학하던 10대 때부터 자유당의 청년 당원과 현역 의원실 인턴 등 정치활동을 경험했다.

이어 20세 때 런던경제대학 진학을 위해 영국으로 건너간 후 영국 정당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현재 파문을 낳은 데이터 컨설팅 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를 설립했다.

그는 당초 진보 정당에서 활동을 이어갔지만, 그의 데이터 활용 기법이 빛을 보지 못하다가 이를 눈여겨 본 미국 공화당 선거캠프 핵심 스티브 배넌에 발탁됐다.

와일리는 지난주 영국 매체를 통해 페이스북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정보유출 및 선거 전략 활용 실태를 폭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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