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마존의 질주… 구글도 제쳤다, 애플만 남았다

2018-03-22 (목)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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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총 7,680억달러 기록 2위에 올라, 구글 제치고 시가총액 2위 등극

▶ 혁신 스타트업 잇단 인수 등 월스트릿, 연내 주가 1,900달러 예상

아마존의 질주… 구글도 제쳤다, 애플만 남았다
아마존의 질주… 구글도 제쳤다, 애플만 남았다

1994년 시애틀의 가정집 차고에서 시작한 작은 서점 아마존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의 로고가 의미하듯 ‘A부터 Z’까지 모두 파는 기업이 됐고 혁신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인터넷 시장에서의 경쟁자인 구글을 뒤어넘어 이제는 ‘시가총액 1조달러’를 바라보는 애플의 잠재적 경쟁자로 뛰어올랐다는 평가다.

지난 2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아마존은 전 거래일보다 2.69%(41.58달러) 상승한 1,586.51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기준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7,680억달러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7,629억달러)을 제치고 애플(8,892억달러)에 이어 전 세계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가총액 3위가 된 지 불과 한달 만이다.


아마존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5.7% 상승했다. 시가총액 수위를 경쟁하는 애플(3.6%), 알파벳(4.9%)과 비교해도 월등한 차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애플과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약 3,000억달러 차이였지만 애플이 주춤하는 동안 그 격차는 1,200억달러 수준까지 좁혀졌다.

제프 베조스(54·사진)가 1994년 자본금 1만달러로 시작한 아마존은 창업 21년만인 2015년 매출액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1,779억달러까지 늘어났다. 인터넷의 성장과 함께 최근에는 미국 정보기술(IT)업계의 선도 기업인 페이스북, 구글, 애플, 넷플릭스와 함께 ‘FAANG’을 구성하고 있다.

아마존의 기업가치가 인터넷 시장에서 경쟁하는 구글을 제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꾸준한 혁신이다. 배당 없이 연구개발(R&D)에 투자했고 혁신적인 초기창업기업(스타트업)을 잇따라 인수해 왔다. 지난해 아마존의 R&D 투자는 230억달러, 구글(170억달러)보다 35%가량 많다. 아마존은 전자책 서비스인 ‘킨들’에 이어 소모품 자동 주문 서비스인 ‘대시’, 인공지능 플랫폼인 ‘알렉사’를 잇따라 선보이며 혁신을 주도했다. 지난해 미국의 식료품 체인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하고 올해 1월 무인 점포인 ‘아마존 고’를 선보이는 등 오프라인 시장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아마존이 시도한 여러 혁신 중 최근 회사의 성장세를 이끄는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다. 2006년 서비스를 시작한 AWS의 지난해 매출은 174억5,800만달러로 2016년(122억1,900만달러)보다 42.9% 증가했다. 2013년까지만 해도 31억달러 수준이었던 AWS의 매출은 4년만에 5배 이상 성장했다. AWS의 매출은 아마존 전체 매출의 10%에도 못미치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60% 이상이다.

아마존의 다음 혁신은 헬스케어에 맞춰져 있다. 아마존은 지난 1월 JP모건체이스, 버크셔해서웨이와 함께 비영리 의료단체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아마존 연합’이 주도하는 민간 의료보험은 우선 임직원의 의료비 절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점차 영역을 넓혀 가면서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마존 연합이 당장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지는 않겠지만 비영리 의료단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의약품 유통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며 “아마존은 이미 지난해 10월 미국 12개주에서 의약품 유통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물류, 배송 인프라도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아마존의 성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아마존의 주가가 연내 1,800~1,900달러까지 쉽게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히스 테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제전문매체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은 현재 기술 트렌드 변화의 가장 큰 두 축인 리테일(소매) 산업의 온라인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다루고 있다”며 “클라우드와 리테일 사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너무 박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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