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교회? 미국교회? 어디에 다니시나요

2018-03-21 (수)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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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 정착·자녀 교육에 한인교회 유리

▶ “어학연수” 유학생은 미국교회 많이 출석

한인교회? 미국교회? 어디에 다니시나요

샌디에고 한인들은 한국적인 한인 교회와 미국인 중심인 미국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 없음>

샌디에고 지역에서 한인교회는 43년이라는 역사를 갖고 있다.

지난 73년 출라비스타에 있는 샌디에고 침례교회가 한인교회로서는 처음으로 개척한 이래 40여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면서 성장을 거듭해 지금은 50여 곳에 이를 정도로 교세가 크게 늘어났다.

샌디에고로 이민을 오거나 유학 혹은 연수로 온 한인들이 교회를 찾는 부류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한국적인 한인교회를 찾는 부류다. 초기 이민자들을 포함해 언어와 문화 등의 이유로 한국적인 한인교회를 많이 찾는다.

지난 90년 말 가족들과 함께 도미한 이성일 씨는 “언어가 서툴고 낯선 환경이 주된 이유이지만 같은 한인들끼리 예배를 보고 친교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인맥을 형성하면서 이민정보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한인 교회를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자녀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치거나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교육 차원에서 한인교회를 출석하는 경우다.

콘보이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한인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저스틴 씨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큰 아이와 둘째 아이들에게 모국어를 잃어버리지 않고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이라 생각하고 한인교회에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대다수 한인교회들은 한국 혹은 한글학교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지난 93년 샌디에고 갈보리 장로교회 부속기관으로 설립된 ‘갈보리 한국학교’의 고흥길 교장은 “한국학교에서는 한글과 문화, 풍습을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빛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빛 한국어학교’도 성도 자녀들은 물론 교회에 다니지 않는 비성도 자녀들에게도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한인들이 이민을 오거나 유학 혹은 연수를 와서 교회를 찾는 또 다른 부류는 미국인 중심의 미국교회다.

미국 교회에 다니는 한인들의 이유는 여러 가지다. 흔히들 말하는 한인교회에 대한 실망이나 상처 등도 그 중 하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인교회에 출석하다 미국 교회로 옮긴 제이슨 씨는 “같은 한인끼리 예배를 보고 소그룹으로 모임을 자주 하면서 대화를 하다보면 의외의 언행을 보거나 다른 사람들의 흉허물이 가감 없이 전달되는 것을 보고 실망스러웠다”며 “고민 끝에 미국교회로 옮겨 예배만 보고 일체의 모임은 참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교회를 찾는 이들 가운데 어학연수와 같이 유학을 온 한인들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올 초 샌디에고 주립대학에 어학연수를 온 김보람 양은 “3개월 기간으로 어학연수를 왔다”며 “체류 기간에 미국 친구들을 만나고 언어도 배울 겸해서 학교 근처에 있는 미국교회에 출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양은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친구도 꽤 많이 생겨 주일은 물론 주중에 함께 다니며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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