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33) 왕세자와의 미팅에서 사우디에 판매하는 무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AP]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33) 왕세자가 19일 동맹국인 미국을 방문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고 미국 관료들을 만났다. 사우디의 개혁을 이끄는 그가 작년 6월 왕세자에 책봉된 뒤 미국을 공식적으로 방문하기는 처음이다.
외신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에서 예멘 내전, 이란핵 문제, 카타르 단교 사태 등 다양한 중동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이란 핵문제 논의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이뤄진 이란 핵합의의 ‘결정적 실수’를 재협상하지 않으면 파기하겠다며 ‘데드라인’(5월12일)을 제시한 상태다. 연방 정부는 이란의 핵개발을 우려해 규제를 강화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동에서 이란의 앙숙으로 통하는 사우디는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18일 방송된 CBS 인터뷰에서 “사우디는 핵폭탄 보유를 원치 않지만, 이란이 핵폭탄을 개발한다면 우리도 최대한 신속히 같은 패를 낼 것”이라며 이란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또 사우디는 작년 6월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과 테러조직 지원 등을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했고 예멘 내전에서 후티 반군과 전쟁을 하고 있다.
사우디의 원자력발전 사업이 논의될 개연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미국 방문 목적에는 사우디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 포함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은 “사우디 왕세자가 미국 방문에서 사우디의 이미지를 바꾸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가 개방적인 사회를 지향하고 있음을 미국에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온건한 이슬람 국가를 추구하며 작년부터 여성의 축구장 입장, 자동차 운전 허용 등 파격적인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