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러시아로부터 ‘말레이기 격추’ 비난받던 우크라 조종사 자살

2018-03-1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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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부터 ‘말레이기 격추’ 비난받던 우크라 조종사 자살

복원된 MH17편을 보여주면서 지대공 미사일이 격추 원인이라고 발표 중인 국제조사단 [AP=연합뉴스 자료사진]

4년 전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비난을 러시아로부터 받았던 우크라이나 조종사가 자살했다고 영국 BBC가 현지 언론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언론과 경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 대위 출신의 블라디슬라프 볼로신(29)이 지난 18일 남부 미콜라이우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군용 권총 한 자루가 발견됐다. 미콜라이우 경찰은 그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볼로신 가족은 그가 최근 낙담한 상태로 지내 왔으며 사건 당일 자택에서 총성을 들었다고 경찰에 말했다.

볼로신 전 대위는 2014년 7월 전투기를 몰고 말레이시아 여객기 MH17편을 공대공 미사일로 추락시켰다고 러시아가 지목한 인물이다.

그러나 볼로신은 러시아의 주장을 "거짓말"이라 부르며 관련 의혹을 부인해 왔다.

우크라이나는 오히려 그를 '전쟁 영웅'으로 묘사했다.

그는 전투기 SU-25기를 몰고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러시아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 반군을 겨냥해 지상 공격을 가하는 등 전투 비행 업무를 33차례 수행했다.

최근에는 공군에서 퇴역하고 미콜라이우 공항을 관리하는 일을 해 왔다.

말레이시아 여객기의 격추 원인과 그 배후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MH17편 추락사고 국제조사단'은 지난해 10월 이 여객기가 친(親) 러시아 반군 점령지역에서 발사된 러시아제 부크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으며, 공대공 미사일이나 여객기 내부 폭발로 추락했을 가능성은 절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러시아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그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탐사보도팀은 목격자의 증언 등을 토대로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쏜 미사일에 격추됐다는 등의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MH17편은 2014년 7월1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던 중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상공에서 격추돼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를 두고 서방에서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반군의 지대공 미사일 공격 때문이라고 비난한 반면, 러시아는 공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공군을 배후로 지목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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