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병상·장비 OECD 2배인데 의료인은 태부족

2018-03-20 (화)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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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양병원 연평균 7.6%나 늘고, 간호사수 OECD 66%수준 불과

▶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 우려

■ 복지부 ‘보건의료 실태조사’

한국의 인구 대비 요양병상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평균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로 300병상 이상의 대형 요양병원이 급증하면서 인구 대비 의료기관의 병상 수, 자기공명영상(MRI) 장비 보유 현황 등 의료장비에서도 OECD 평균을 웃도는 등 ‘의료 과잉’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보건복지부가 13일 발표한 ‘2011~2016년 보건의료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보건의료기관 수는 총 8만9,919개소로 연평균(2011~2016년) 1.6% 증가했다. 상급종합·조산원·보건기관 등을 제외한 모든 보건의료기관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 중 요양병원은 연평균 7.6% 증가했고 특히 300병상 이상 대형 요양병원은 같은 기간 31.5%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13개로 OECD 국가평균(4.7)의 2.8배 수준이었다. 인구 100만명당 MRI 수는 27.2대로 OECD 평균 15.5대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입원환자의 평균 재원 일수에서도 한국은 14.5일에 달한 반면 OECD 평균은 8.1일이었다. 인구당 외래환자 수에서도 한국은 14.6명으로 OECD 평균은 6.9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한국내 보건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의료인력은 의사 9만8,000명, 간호사 18만명, 약사 3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활동 의료인력(의사·간호사·약사) 연평균 증가율도 요양병원이 가장 높았다. 고령화로 요양병원에 투입되는 의료인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양적 지표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의료 인프라에서는 여전히 OECD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조병희 서울대 보건대 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환자를 진료하는 활동 의사 수는 2015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224명이었다.

OECD 국가 평균 337명의 3분의2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간호사는 더 부족해 2015년 인구 10만명당 활동 간호사 수는 한국이 594명이지만 OECD 평균은 898명이었다. 시설과 장비는 많아도 의료서비스의 질을 좌우하는 인력은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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