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두가 의심스러워”…끝까지 관심 모으는 ‘미스티’

2018-03-1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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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주의 완벽한 연기·탄탄히 짜인 대본·모던한 연출 삼박자 맞아

“모두가 의심스러워”…끝까지 관심 모으는 ‘미스티’
6년 만에 돌아온 김남주는 완벽 그 이상이었고, 신인 작가가 쓴 대본은 탄탄한 구성으로 용두사미를 피해갔다.

JTBC 금토극 '미스티'가 살인범에 대한 관심을 끝까지 끌고 가는 데 성공하며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두고 있다.

대개의 드라마는 이쯤되면 범인이 누구인지가 시청자에게는 밝혀지지만, '미스티'는 여전히 미궁 속이다. 시청자는 범인을 놓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고, 드라마는 이를 동력삼아 지난 17일 시청률 8%를 넘어섰다.
“모두가 의심스러워”…끝까지 관심 모으는 ‘미스티’

◇ 강은경 작가의 '글라인'이 배출한 신인 작가 '사고'치다


'미스티'는 신인 작가가 썼다. 단막극을 쓴 경험도 없는 신인 작가 제인(본명 김제인)이 16부작 미니시리즈로 데뷔했다. 그 자체가 이례적인 일인데, '미스티'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송가에 파란을 일으켰다. 작가는 첫 작품임에도 흔들림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놉시스대로 이야기를 밀어붙였고, 지난달 초 일찌감치 탈고했다.

제인 작가의 뒤에는 베테랑 강은경 작가가 자리하고 있다. '제빵왕 김탁구' '가족끼리 왜이래' '구가의 서' '낭만닥터 김사부' 등 숱한 히트작을 낸 강 작가는 후배 작가 양성을 위해 2015년 '글라인'(line)이라는 창작 집단을 오픈했다. 본인의 작품을 쓰기도 바쁜 현실에서 강 작가는 이 글라인을 통해 후배 작가의 대본을 지도, 감수했고 그 사이 '욱씨남정기'와 '변혁의 사랑'을 배출했다. '미스티'는 글라인 소속 작가의 세번째 작품으로, 역시 강 작가가 처음부터 끝까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신인 작가의 대본에 호화 캐스팅이 붙고, 드라마의 편성이 잡힌 데는 강은경이라는 든든한 이름이 있었기 때문. 첫 작품임에도 뚝심있게 격정 미스터리 멜로를 밀고 나간 제인 작가의 필력이 강 작가의 기획력과 만나면서 '미스티'는 '장안의 화제작'이 됐다.
“모두가 의심스러워”…끝까지 관심 모으는 ‘미스티’

또한 모완일 PD의 모던한 연출이 대본의 장점을 한껏 살렸다.

'미스티'의 오환민 JTBC CP는 20일 "기본적으로 좋은 대본이었다. 대중이 감정이입을 하면서 따라올 수 있는 지점이 많은 대본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속기 쉬운 대본이기도 했다. 잘 쓴 대본이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보던 소재라 연출이 대본의 의도를 잘 캐치해내는 게 중요했다"며 "연출이 작가가 그리고자 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냈다"고 밝혔다.

◇ '아줌마' 티 벗어던지고 화려한 앵커로 완벽 변신한 김남주

대본이 아무리 좋았어도 주인공 고혜란이 미스 캐스팅이었다면 이 드라마는 자칫 산으로 갈 수도 있었다. 외모는 물론이고, 기자로서, 앵커로서 특출한 능력을 발휘하며 "절대 지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직진하는 고혜란이라는 인물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면 시청자가 지금처럼 이 드라마에 열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김남주가 그것을 해냈다. 6년 만의 연기였음에도 그는 하나부터 열까지 고혜란을 속속들이 완벽하게 소화해내면서 남녀 시청자를 모두 사로잡았다.

오환민 CP는 "김남주 씨는 남자가 봐도 멋있게 고혜란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며 "항상 최선을 다했고 충실하게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오 CP는 "6개월간 탄수화물을 끊고 고혜란이 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을 보면 천생 연기자라는 것을 느꼈다"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내공에 완벽한 노력이 합쳐지면서 멋지게 고혜란을 표현해냈다"고 덧붙였다.
“모두가 의심스러워”…끝까지 관심 모으는 ‘미스티’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 등 최근작들에서 코믹한 주부 역을 잇따라 맡아왔던 김남주가 화려하고 강렬하며 꺽이지 않는 기질의 기자 출신 앵커로 '둔갑'한 것이 '미스티'를 지탱하는 기둥이었다.

47세의 김남주가 여신 같은 외모로 등장하자 시중에서 다이어트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남주 신드롬'이 일었다. 또한 미모는 기본, 그가 보여준 연기는 시비 붙을 지점 하나 없이 무결점이었다.

지진희 역시 고혜란의 남편이자 변호사인 강태욱을 매력적으로 소화해내며 여심에 불을 붙였다. 사랑의 순정과 집착을 양손에 쥔 강태욱을 지진희는 어색하지 않게 넘나들며 시청자가 그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만들었다.

◇ 범인에 대한 궁금증 끝까지 이어가는 데 성공

'미스티'는 범인에 대한 궁금증을 끝까지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시청자들은 극중 모든 인물을 범인으로 의심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고혜란(김남주 분), 서은주(전혜진), 하명우(임태경), 한지원(진기주), 장규석(이경영), 곽기준(구자성) 등은 물론이고, 우스갯소리로 김남주의 남편 김승우가 범인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열띤 댓글 토론이 펼쳐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와중에 지진희가 맡은 강태욱만은 아니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는 것이다. "강태욱이 범인이면 너무 뻔하다"는 추정도 있지만, "강태욱이 범인이면 테러가 날 것"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아내 고혜란에게 '올인'한 강태욱에 대한 여성들의 지지가 높다.

분명한 것은 '미스티'가 이런 갑론을박을 동력삼아 시청률 10%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누가 범인이 되도 이상하지 않게 대본이 탄탄하게 구성된 덕분이다.

오 CP는 "이미 지금까지 잘해왔지만 사실 아직 목마른 지점이 있다"면서 "마지막에 10%를 넘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두가 의심스러워”…끝까지 관심 모으는 ‘미스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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