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월을 거슬러 가는 ‘황제’

2018-03-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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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8월 이후 우승 없는 우즈, 올해 마스터스 우승 후보

▶ 지난해부터 ‘부활 샷’ 날린 페더러, 역대 최고령 세계 1위

세월을 거슬러 가는 ‘황제’

로저 페더러와 타이거 우즈. [AP]

2018년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스위스)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가 나란히 부활하는 한 해가 될 것인가.

페더러와 우즈는 각자 종목에서 ‘황제’라는 칭호를 들을 정도로 탁월한 업적을 쌓은 선수들이다. 게다가 골프와 테니스는 투어 대회 결과에 따른 성적이 곧바로 상금으로 직결되는‘ 개인 프로 스포츠’의 대표적인 종목이라는 점에서 우즈와 페더러는 곧잘 비교되기도 했다.

우즈가 마지막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2008년만 하더라도 우즈의 메이저 승수가 14, 페더러는 13승으로 비슷해‘ 누가 더 메이저에서 많이 우승할 것이냐’ 또는‘ 누구의 성적이 더 가치가 있느냐’ 등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두 선수 가운데 먼저 내리막을 타기 시작한 쪽은 6살‘ 형’인 우즈였다.

원래 둘은 경기장 밖에서도 스캔들 하나 없는 반듯한 이미지였으나 우즈는 2009년 11월 의문의 교통사고에 이은 각종‘ 섹스 스캔들’이 터지면서 끝없는 추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2004년 엘린 노르데그렌(스웨덴)과 결혼해 1남 1녀를 둔 단란한 가정도 결국 이혼에 이르렀다.

2010년 4월 마스터스로 복귀해 공동 4위로 선전했으나 이후 우즈의 골프 인생은 부진과 부상, 복귀가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점철됐다.

2012년 3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 스캔들 이후 첫 우승을 거둔 우즈는 2012년 3승, 2013년에는 5승을 거두며 부활하는 듯했으나 2013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이후로는 지금까지 우승 소식이 없다.

페더러도 순탄한 선수 생활만을 이어온 것은 아니다.

5살 어린 1986년생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을 비롯해 1987년생 동갑인 노바크 조코비치(13위·세르비아),앤디 머리(29위·영국) 등 남자 테니스‘ 빅4’ 가운데 최고참인 그는 2012년 윔블던 우승을 끝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6년에는 부상으로 인해 프랑스 오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US오픈에 모두 나가지 못했고 세계 랭킹은 2017년 초에 17위까지 내려갔다. 남은 것은‘ 은퇴 발표’뿐이라는 말들이 나돌았다. 먼저 반등에 성공한 쪽은 페더러였다.

2017년 1월 호주오픈에서 ‘영원한 라이벌’ 나달을 결승에서 물리치며 5년 만에 메이저 정상에 복귀한 페더러는 지난해 윔블던에서도 다시 한번 우승을 차지했다.

또 올해 1월 호주오픈 2연패에 성공했고, 지난달에는 세계 랭킹 1위에 복귀하며 역대 최고령 세계 1위 기록을 세웠다.

15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 오픈 8강에서는 자신보다 15살이 어린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6위·한국체대)을 2-0(7-5 6-1)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자칫 이날 졌더 라면 세계 1위에서 내려와야 하는 위기였으나 베테랑의 관록이 묻어 나는 경기 운영으로 무난히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우즈 역시 이날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치며 공동 7위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11일 끝난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1타 차 공동 2위에 오른 우즈가 경기력을 회복하자 외국 베팅업체들은 ‘올해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것’이라며 2008년 US오픈 이후 10년 만에 메이저 우승을 점치고 있다.

우즈 역시 최근 PGA 투어의 ‘대세’로 자리 잡은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등 자신보다 18살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페더러의 통산 상금이 우즈를 추월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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