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동에 막혀 결국 미 반도체 기업인 퀄컴 인수를 포기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1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국가안보를 이유로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지 이틀만이다.

브로드컴은 성명에서 "우리는 이 같은 결과가 실망스럽지만, 퀄컴 인수를 막는 미국의 행정명령을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브로드컴은 다만 싱가포르에 있는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계획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브로드컴이 퀄컴을 차지하면 미국의 국가안보를 손상하는 위협을 가할 행동을 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하는 믿을만한 증거가 있다"면서 "구매자(브로드컴)가 제안한 퀄컴 인수는 금지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를 금지한 것은 외국 투자자의 미국 기업 인수를 점검하는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권고에 따른 조치다. CFIUS는 "브로드컴의 인수는 5G 무선기술에 관한 퀄컴의 지배적 지위를 약화해 중국 기업인 화웨이의 시장 지배를 허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브로드컴의 미국으로 본사 이전계획은 퀄컴 인수에 대한 미국 정부의 설득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평가하고, 브로드컴이 이번 퀄컴 인수 무산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소규모의 또 다른 거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