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동차 융자 갚느라 허리 휜다

2018-03-14 (수)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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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차 월평균 페이먼트 515달러, 미국인들 갈수록 비싼 차 구입

자동차 융자 갚느라 허리 휜다
‘자동차 융자 때문에 살림이 휘청?’

지속적인 이자율 상승 추세에도 불구하고 신차 또는 중고차를 구입하는 미국인들에게 발급되는 자동차 융자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3대 크레딧 평가기관인 익스페리안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신차를 구입하는 미국인들이 발급받는 평균 융자금은 3만1,099달러, 중고차를 구입하는 미국인들이 얻는 평균 융자금은 1만9,589달러로 각각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멜린다 자브릿스키 익스페리안 오토 파이낸스 솔루션 담당 디렉터는 “자동차를 구입하는 미국인들이 소득수준에 맞게 융자를 신청해서 받는지 의문”이라며 “본인의 수입을 고려해 매달 납부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융자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지난 4분기 말 현재 신차를 구입한 미국인들의 월 평균 융자 페이먼트는 515달러, 중고차를 구입한 미국인들의 월 평균 융자 페이먼트는 371달러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자동차 융자금과 월 페이먼트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미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차량을 타기 위해 페이먼트를 더 많이, 더 오래 내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페이먼트를 평균 69개월 동안 납부하며, 중고차 구입시에는 평균 64개월간 페이먼트를 지불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미국인들이 구입한 신차 평균가격은 3만5,176달러로 2015년의 3만3,532달러보다 1,600달러가 늘어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미국인들의 승용차보다 가격이 비싼 SUV와 트럭을 많이 구입하고 있다”며 “오른 가격과 이자율로 인해 결과적으로 더 많은 페이먼트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경제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비싼 자동차를 구입하는데 과거처럼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융자금 대출기간이 길어질수록 소비자들은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경제상황에 변화가 발생하거나 개스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의 부담이 커진다.

한 전문가는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자동차 리스에 대해 “리스를 하게 되면 월 페이먼트의 완강한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며 “처음 리스를 할 때는 월 페이먼트와 다운페이먼트가 상대적으로 낮아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만족해하지만 리스 기한이 만료되면 차를 돌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쓰던 차를 내주고 그 대가로 새로 살 차의 가격을 낮추는 이른바 트레이드-오프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놓치기 쉽다”고 지적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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