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윤옥 돈다발 명품백 의혹…나와 무관”

2018-03-13 (화)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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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달 당사자 지목된 김용걸 신부 본보 인터뷰서 결백 주장

▶ 약속장소에 후배가 대동한 뉴욕 여성사업가 에르메스 백 건내

“김윤옥 돈다발 명품백 의혹…나와 무관”

12일 김용걸 신부가 본보 기자와 만나 ‘김윤옥 여사에게 돈다발 명품백을 건냈다’는 기사와 관련해 결백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후 이 전 대통령 큰 딸로부터 돌려 받은후 여성사업가에 전달
홍보물 제작 이권은 또다른 뉴욕 사업가가 요구한 걸로 전해들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뉴욕의 한인 사업가로부터 돈다발 명품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본보 3월12일자 A1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명품백을 전달한 당사자로 지목된 성공회 뉴욕한인교회의 김용걸(80) 신부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신부는 청와대를 찾아가 약속이행을 요구하며 따진 사실도 전혀 없으며, 후보 홍보물 인쇄와 국정홍보물 제작 관련 이권을 넘기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신부는 12일 본보와 만난 자리에서 “나는 김윤욕 여사에게 명품백을 직접 전달한 사실이 없다”며 “돈을 주며 이권을 탐할만한 인생을 결코 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신부에 따르면 김 신부는 대선 전인 2007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평소 친분이 있던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당초 김 신부는 김 여사와 단둘이만 만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김 신부의 대학후배가 합석을 요청해와 어쩔 수 없이 함께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약속 당일 대학 후배는 뉴욕의 여성사업가 이모씨를 대동하고 나타났다는 게 김 신부의 설명이다. 특히 사업가 이씨는 금빛 보자기에 포장된 물건을 갖고 왔고, 김 신부가 이에 대해 ‘엄중한 시기에 뭐하는 짓이냐’며 따져 물으니 “에르메스 명품백”이라고 답하면서 가방안의 내용물을 풀어 보였다. 당시 식당의 약속장소에는 김 신부와 김 신부의 대학후배, 이씨, 김 여사, 김 여사의 수행비서 등 모두 5명이 있었으며, 가방 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모두 확인했다고 김 신부는 전했다.

김 신부의 말대로라면 돈 다발이 든 명품백을 김 여사에게 건냈다는 보도는 오보인 셈이 된다.

김 신부는 김 여사가 명품백을 가져간 뒤 얼마 지난 후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와 직접 만났고, 이 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명품백을 돌려줘야겠다면서 약속장소와 날짜를 알려줬다. 이후 김 신부가 대학후배와 함께 약속장소로 나갔더니 이 전 대통령의 큰 딸이 명품백을 들고 나와 돌려줬다.

김 신부는 대학후배에게 명품백을 이씨에게 갖다 주라고 했지만, 당시 대학후배가 ‘집에 도둑이 들어 명품백을 갖고 있기 불안하다“며 김 신부에게 잠시 맡아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응했다. 하지만 그 후로 며칠이 지나도 대학후배가 명품백을 찾아가지 않자 불안한 마음을 느낀 김 신부는 사업가 이씨를 직접 만나 전해주기로 하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이씨를 만났다. 김 신부는 이 자리에서 이씨에게 명품백을 돌려줬다는 각서까지 쓰게 하고 돌려줬지만, 이씨가 가방을 가져가길 거부해 일단은 호텔에 맡겼다. 하지만 김 신부가 다음날 호텔에 전화한 결과, 이씨가 가방을 찾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김 신부는 대선 후 이씨와 함께 청와대를 찾아가 소란을 피운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다만 “이씨가 김윤옥 여사를 뵙기 위해 청와대에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적은 있다”고 말했다.


대선 전에 후보 홍보물 인쇄물, 당선 뒤엔 국정홍보물 제작과 관련된 이권을 넘기라는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자신은 물론 사업가 이씨와도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뉴욕 일원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한인 K모씨가 그런 이권을 요구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며 “어떻게 대통령에게 그런 것들을 요구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김 신부는 이와관련 K씨의 경우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J모 의원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신부는 “평생을 뉴욕 한인사회와 교회를 섬기며 살았는데 어떻게 저를 음해하고 한순간에 구렁텅이로 빠뜨릴 수 있느냐”며 “저는 결코 그런 인생을 살지 않았다. 너무 억울하다. 명품백을 건냈던 사업가 이씨와 3자 대면도 할 수 있다.”고 눈물을 훔쳤다.

한편 한국의 MBC뉴스는 지난 11일 한국 사정당국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김윤옥 여사가 뉴욕의 성공회 신부와 사업가로부터 돈다발 명품백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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