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럽 여행, 자칫 강도·소매치기·갈취 피해 당한다

2018-03-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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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낮에 고가 롤렉스 시계 강탈당해

▶ 유명 관광지서 막무가내 돈 갈취도

유명 관광지들이 즐비한 이탈리아를 찾는 한인들이 관광객들을 노린 현지인들의 범죄에 쉽게 노출되면서 잇따라 피해를 당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대낮에 고가의 명품시계를 강탈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나폴리 중심가의 한 호텔 주차장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차고 있던 롤렉스 시계를 괴한들에게 빼앗겼다.


현지 경찰은 피해를 당한 중년 남성이 일행과 함께 타고 있던 BMW 승용차가 호텔 주차장에 진입하는 순간 범인들이 갑자기 차 문을 열고 피해자의 손목에서 순식간에 시계를 강탈해 도주했다고 설명했다. 피해 한인은 이 과정에서 손목에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언론은 강탈당한 시계가 10만 유로(약 12만3,000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하고 있다. 나폴리 경찰은 호텔 CCTV에 찍힌 범죄 장면을 토대로 범인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나폴리에서는 실제로 작년 4월과 6월에도 미국인 관광객이 차고 있던 롤렉스 시계를 강탈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사건의 범인들은 주변에 있던 관광객들의 스마트폰에 사진이 찍히는 바람에 경찰에 붙잡혔다.

나폴리는 한때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힐 만큼 빼어난 풍광과 피자의 발상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지역 마피아인 카모라가 활개를 치는 가운데 최근 수 십 년 동안 쇠락을 거듭하며 크고 작은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작년 7월에는 영국 대중지 ‘더 선’이 나폴리를 살인, 조직 범죄, 마약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나폴리를 시리아 락까, 소말리아 모가디슈, 미국 세인트루이스, 우크라이나 키예프 등과 함께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 중 하나로 꼽아 나폴리 시 당국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지에서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소매치기나 강압적인 금품 갈취가 공공연하게 이뤄질 정도다.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의 관광명소 두오모 성당을 찾은 한인 김모씨는 성당 앞 광장에서 거의 반강제로 돈을 뜯기는 피해를 당한 경우다. 광장에 진입하자 현지 흑인 남성이 접근해 다짜고짜 오색 끈을 김씨 손목에 묶은 뒤 “행운의 끈이니 돈을 내야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김씨가 “내가 언제 이걸 묶어달라고 했느냐”며 돈을 줄 수 없다고 하자 갑자기 주변에 있던 흑인 남성 5명이 다가와 김씨를 둘러싸고 험한 말로 위협을 하는 바람에 수십 유로를 빼앗겼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의 김용갑 영사는 12일 안토니오 데 이에수 나폴리 경찰청장과 면담, 철저한 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나폴리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김용갑 영사는 “나폴리에서는 고가의 귀중품을 몸에 지니고 있을 경우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으니 관광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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