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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주가 브랜드인 기업 ‘오너 스캔들’ 에 취약

2018-02-19 (월) 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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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윈 사임 불구 “비즈니스 큰 타격 불가피”

▶ 문제 발생 시 조속한 사과와 수습책 발표가 관건

소유주가 브랜드인 기업 ‘오너 스캔들’ 에 취약

자신의 카지노와 호텔제국의 얼굴로 수십년간 군림해 온 스티브 윈. 윈은 성추문 의혹 속에 최근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스티브 윈은 윈 리조트의 얼굴이다. 자신의 라스베가스 리조트 TV 광고에서 그는 1980년대에 프랭크 시나트라와 딘 마틴 같은 인물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2005년 윈 호텔의 수퍼보울 광고에서 그는 옥상에 선 채 이 호텔은 “내 이름을 붙인 유일한 호텔”이라고 선언했다.

웃음 짓는 얼굴과 화려한 성격으로 그는 라스베가스의 분신이 됐으며 팝 문화의 일부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그는 앤디 가르시아가 3부작 ‘오션스’에서 연기한 카지노 소유주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성추문 주장 속에 그가 호텔과 리조트 제국의 책임자 자리에서 사임하면서 브랜드와 개인의 성격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윈은 이런 주장의 내용을 부인했다). 브랜드 마케팅 전문 컨설팅 업체인 블레이크 프로젝트의 파트너인 폴 프리데릭센은 “윈 브랜드가 타격을 입게 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얼마나 오래 동안인가 뿐”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창업자이든 유명인사이든 개인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포장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위험이 따른다고 프리데릭슨은 말했다. 만약 이 개인이 부정적 주목을 초래하는 일을 저지를 경우 브랜드는 이 문제를 빨리, 그리고 직접적으로 시인하고 수습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들, 그리고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프리데릭슨은 “결코 미뤄서는 안 된다. 대미지 컨트롤을 위해서는 즉각적으로, 또 구체적으로 문제를 밝히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마사 스튜어트와 하비 와인스틴 같은 유명인사들과 연관된 업체들이 겪었던 것이다.

유명 셰프인 폴라 딘이 인종차별 발언으로 인한 논란에 휩싸였을 때 그녀는 주춤했다고 프리데릭슨은 지적했다. 그는 “딘은 처음에 이를 부인했으며 그리고는 축소했다. 투데이 쇼 같은 중요한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런 태도는 그녀와 그녀 브랜드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딘은 결국 많은 광고와 TV쇼 계약을 잃었다.

윈 브랜드에 미치게 될 여파는 최근 성희롱 파문을 겪으며 맷 라우러를 해고했던 NBC나 빌 오브라이언을 해고한 폭스 같은 기업들보다 훨씨 더 깊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브랜드 컨설팅 기업인 일래스티서티의 창립자이자 대표 파트너인 애론 펄루는 “스티브 윈은 모던 데이 라스베가스의 아버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라며 “그 이름 자체가 브랜드라는 사실은 상황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마치 하비 와인스틴이 그 자신의 회사 이름이었듯 말이다”라고 말했다.

윈 리조트는 기업과 그룹 예약에 크게 의존한다. 현 상황 속에서는 많은 대기업들이 윈 호텔 예약을 주저할 수 있다. 최소한 당분간은 말이다. 논란에 휩싸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수석 에퀴티 전략가인 존 블랭크는 “만약 내가 펩시사라면 나는 윈 호텔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일시적일 것이라 예상했다. 몇개월이면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모닝스타의 선임 에퀴티 분석가인 댄 위시올렉은 “윈의 사임 결정은 브랜드 오염의 위험을 줄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문가들은 새로운 경영진이 아주 큰 목소리로, 또 조속하게 성희롱 행위에 대한 강력한 입장을 표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프리데릭센은 “윈 리조트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윈 리조트는 이 문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라스베가스에 시급한 여성의 권리를 앞장서 옹호함으로써 이 논란과 관련, 리더십을 쥘 수 있는 아주 큰 기회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펄루는 “새로운 경영자는 윈이 저질렀다는 것과 같은 행위가 윈의 기업문화가 아니며 손님들과 종업원들이 그런 방식으로 대우 받는 일이 없다는 것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전문가들은 윈이 파티문화를 마케팅의 초점으로 삼는 라스베가스를 팔고 있는 만큼 이 브랜드에 대한 항의가 잠잠해 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윈의 성추행 의혹이 나오자 상당수 주주들은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윈과 리조트에 대한 여러 갈래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펄루는 “만약 스티브 윈뿐만 아니라 이 리조트의 다양한 레벨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날 경우에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럴 경우에는 이름을 바꾸거나 매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잇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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