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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환급금 보내주고 납세자 정보 빼내기’ IRS 세금보고 사기 2차 주의보

2018-02-15 (목)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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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세청·에이전시 사칭 “당신의 소셜번호 노출 전달된 연락처로 전화”

‘가짜 환급금 보내주고 납세자 정보 빼내기’ IRS 세금보고 사기 2차 주의보
납세자의 실제 은행 계좌를 악용한 세금 사기가 보다 진화하며 급속하게 확산돼 세무당국이 10여일만에 두번째로 전국적인 경보를 발령했다.

연방국세청(IRS)은 예고도 없이, 예상치 못한 세금 환급금을 받았다면 공돈이 생겼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사기꾼에게 개인정보를 도난 당한 것으로 인지하고 신속하게 신고하라고 강조했다.

IRS가 13일 발령한 경보는 연방 수사국(FBI)은 물론, 세금보고 대행자, 로컬 경찰과 개인 납세자까지 모두에게 전달된 것으로 올해 세금보고 시즌에 처음 등장한 사기 수법이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미 지난 2일 IRS는 납세자의 실제 계좌로 가짜 환급금이 입금되도록 유도한 뒤 콜렉션 에이전시로 가장해 접근, 재송금받는 사기 수법에 대한 이번 세금보고 시즌 첫번째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두번째 경보를 통해 IRS는 사기꾼들이 접촉해 오는 2가지 방식을 추가했다. 우선 IRS나 IRS와 협력관계인 콜렉션 에이전시를 사칭하기도 하고, 녹음된 메시지를 통해 납세자의 소셜 시큐리티 번호가 사기꾼에게 노출돼 블랙 리스트에 올랐다며 체포나 기소되지 않으려면 전달된 번호로 전화를 하라는 것이다.

IRS는 “예상치 못한 환급금을 받고 납세자가 어리둥절한 사이 재송금을 독촉하는 식으로 확산 속도가 무섭다”며 “최대한 빨리 신고하면 IRS가 해당 납세자의 정보로 이뤄진 사기성 환급을 원천봉쇄할 수 있다”고 협조를 요구했다.

실제 사기꾼들은 세금보고 대행자 사무실의 컴퓨터를 해킹해 감염시킨 뒤 한꺼번에 수천명의 납세자 정보를 빼돌리고 있다. 납세자 정보로 대신 가짜 세금보고를 한 뒤 환급받는 루트도 납세자의 실제 계좌로 디렉 디파짓하거나 체크를 보내는 등 대범함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런 사기 수법에 걸려든 경우라면 세금 환급금을 IRS로 되돌려 보내고 신고하는 것이 우선이다. 계좌로 환급금이 들어왔다면 은행에 연락해 보낸 곳으로 되돌려 보내고 계좌를 폐쇄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미 사기꾼에게 노출된 계좌 정보이기 때문에 이후에 추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체크로 받았다면 앞면에 ‘VOID’라고 적어서 체크가 발행된 IRS 지역 서비스 센터로 되돌려 보내야 한다. 세금보고 대행자와도 상의하고 IRS에는 전화(개인 800-829-1040, 법인 800-829-4933)로 신고하면 된다.

또한 체크의 경우, 이미 본인 계좌로 디파짓을 마쳤다면 동일한 금액의 개인 체크를 IRS 지역 서비스 센터로 보내며 관련 내용을 신고하고, 본인이 세금 사기의 피해자인 점을 알려야 한다.


세금보고 시즌 초반에 초강력 사기 수법이 등장하면서 IRS 내부의 공모에 대한 의혹까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전자보고가 시작된 뒤 가장 빨리 환급을 받은 경우는 10일 뒤인 지난 주말인데 거액의 사기성 환급액이 보고된 것은 불과 3일만이었다.

CBS에 따르면 익명의 한 세금보고 대행자는 “일부 고객들이 보고 시작 하루만인 지난달 30일에 환급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며 “IRS 내부에서 모종의 공모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환급 속도”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IRS 측은 “세금 환급 사기와 관련해 내부 공모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일부 빠른 환급이 이뤄진 경우는 원활한 환급을 위한 테스트의 일환으로 일부 세금보고를 무작위로 선택해 즉각적으로 조치한 결과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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