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은행들 “법인세 인하 ‘순간 역효과’도 있네”

2018-02-15 (목) 조환동 기자
작게 크게
한인은행들 “법인세 인하 ‘순간 역효과’도 있네”
남가주에서 영업하는 9개 한인 은행들이 지난 4분기 실적에서 처리한 이연법인세 자산(DTA:Deferred Tax Asset) 상각 규모가 무려 4,000만달러에 달하며 4분기 순익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나타났다. <도표 참조>

한인 은행들이 보고한 2017년 4분기 실적에 따르면 9개 한인 은행들의 총 DTA 상각 규모는 3,955만4,044달러로 이들 한인 은행들의 지난해 4분기 분기별 총 순익인 3,595만달러 보다도 많았다.

DTA 상각 비용만큼 4분기 순익이 감소한 것으로 DTA 상각이 없었다면 4분기 순익은 3,595만달러가 아닌 7,550만달러에 달해 2016년 4분기의 7,431만달러를 상회하는 규모다. 그러나 대규모 상각으로 4분기 순익이 3,595만달러로 쪼그라들면서 전년 동기 대비 51.6%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뱅크 오브 호프의 DTA 상각 규모가 2,542만3,000달러로 전체의 64.3%를 차지하면서 압도적으로 많았다. 주당순익(EPS) 규모로 계산하면 19센트에 달한다. 뱅크 오브 호프의 경우 구 나라와 중앙이 합병해 탄생한 BBCN과 윌셔은행이 갖고 있던 이연법인세 자산을 이번에 모두 정리하면서 상각 규모가 커졌다.

상각 규모를 주당순익 기준으로 보면 CBB 은행이 주당 21센트(201만달러)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뱅크 오브 호프 주당 19센트, 한미 은행 주당 12센트(390만달러), 태평양 은행 주당 12센트(162만달러), 오픈 뱅크 주당 10센트(134만달러) 순이었다.

역설적으로 DTA 상각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낮추면서 발생했다. 한인은 물론 주류 금융회사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록했던 막대한 손실을 미래 이익으로 과거 손실을 상계 처리하는 방식으로 세법상 혜택을 누려왔다. 과거의 손실이 금융기업들에게는 자산 항목으로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감세로 향후 세금 부담은 대폭 줄어들었지만 DTA 가치 또한 감가상각을 통해 크게 감소하게 되면서 이를 재평가하게 된 것이다.

한인 은행들은 이번 DTA 상각을 일제히 일회성 비현금 비용(non-cash charge)으로 세후 순익에서 한 번에 상각 처리했다. 따라서 2018년 1분기부터는 법인세 인하로 따른 세율 부담이 대폭 낮아지면서 실적과 순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DTA 상각은 대형 주류 기업과 금융회사들의 4분기 실적에도 큰 영향을 날렸다. 미국 4대 은행인 시티그룹의 경우 DTA 상각비용이 무려 220억달러에 달했으며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GM은 70억달러를 상각하는 등 대다수 대형 주류 기업들이 억달러 대의 비용을 상각했다.

<조환동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