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증시 ‘인플레 공포’ 적응했나…채권금리 급등에도 선방

2018-02-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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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우지수 나흘간 1,000P 회복…10년물 국채금리 2.9% 돌파

2월 들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는 미국 금융시장이 가장 주목한 지표는 소비자물가였다.

근로자 임금인상률이 들썩이는 조짐을 보이자 채권금리가 치솟고 뉴욕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받았던 만큼,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인된다면 금융시장에 추가적인 충격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때문에 1월 물가지표는 향후 증시의 분위기를 가르는 변곡점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논리에 비춰보면 14일 뉴욕증시의 움직임은 다소 의외로 읽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53.04포인트(1.03%) 상승한 24,893.49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나흘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1,030포인트 고점을 높였다. 최소한 지난 8일 폭락분(1,032.89)은 되찾은 셈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5.69포인트(1.34%) 높은 2,698.6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0.11포인트(1.86%) 오른 7,143.62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1월 물가지표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인되자, 뉴욕증시는 급락세로 출발했지만 곧바로 낙폭을 되찾으면서 장중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하면서 전문가들의 예상치(0.3%)를 웃돌았다. 노동부는 "광범위한 물가상승 압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금리 인상 시점을 저울질하면서 물가 흐름을 주시하는 통화정책 당국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한결 넓어지게 됐지만, 금리지표에 민감해진 뉴욕증시로서는 추가적인 악재로 해석될 수 있는 지표다.

당장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07%포인트 이상 급등하면서 2.92%까지 치솟았다.

지난주와는 다르게, 인플레이션 우려와 맞물린 채권금리 오름세에도 뉴욕증시가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뉴욕증시가 적정 수준까지는 인플레이션에 적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 상승은 풍부한 유동성을 줄이는 긴축효과를 낳지만, 기본적으로는 탄탄한 실물경제를 반영하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뉴욕증시의 '선방'을 놓고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그다지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지는 않았다는 게 주목된다.

전반적으로 소비물가가 올랐지만, 연준이 가장 주목하는 근원물가는 비교적 예상 범위에 머문 셈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의 강도를 놓고서는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예상 밖 부진을 나타낸 소비지표는 또 다른 변수다.

상무부는 1월 소매업체 매출이 전달보다 0.3% 감소하면서 지난해 2월 이후로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실적을 보였다고 밝혔다. 애초 시장 전문가들은 소매업체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부진한 소비는 전반적인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연준의 통화 긴축 행보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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