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실대출 1억5천만달러 한인은행 ‘적신호’

2018-02-07 (수) 12:00:00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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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크오브호프 70%차지…손실처리 2배로

▶ 80%육박 부동산 편중 대출 위험 도사려

부실대출 1억5천만달러 한인은행 ‘적신호’
한인 은행들의 부실 대출 규모가 증가하면서 총 규모가 1억5,000만달러 규모에 달하는 등 여신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남가주에서 영업하는 9개 한인 은행들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제출한 실적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4분기 현재 부실 대출 총액(30일~89일 연체, 90일 이상 연체, 무수익 여신 포함)은 1억4,747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인 2016년 12월말의 1억4,298만달러에 비해 3.1%(449만달러) 증가한 수치이다. <도표 참조>

특히 부실 대출 가운데 페이먼트가 들어오지 않는 악성 무수익 여신 규모는 2016년 말의 8,258만달러에서 2017년 말에는 8,937만달러로 8.2% 상승했다. 반면 30~89일 연체와 90일 연체 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또한 부실 대출 처리 과정의 마지막 절차로, 회수 가능성이 없어 손실 처리(charge-off)한 대출 규모도 2017년 1,893만달러에 달해 2016년의 1,737만달러에 비해 9.0%나 증가했다.

한인 은행 9곳 중 뱅크 오브 호프, 한미, 태평양, 신한 아메리카, CBB, 유니티 등 6곳의 부실 대출이 증가했다. 자산 규모 1위인 뱅크 오브 호프의 부실 대출 규모는 2016년 말의 9,891만달러에서 지난해 말에는 1억279만달러로 1억달러 선을 넘어서며 3.9% 증가했다. 이는 전체 9개 한인은행 부실대출 규모의 70%에 달한다.

부실 대출은 적정 수준을 넘어가면 자산 건전성 악화는 물론 은행 생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FDIC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연방·주 감독당국이 은행 감사 때 가장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부문이다.

총 대출 대비 총 부실 대출 규모를 나눈 한인 은행권의 부실 대출 비율은 2017년 말 현재 0.69%로 2016년 말의 0.58%에 비해 0.11%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실 대출 비율이 통상 1%를 넘어가면 감독국의 한층 강화된 감사를 받는다. 한인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실 대출의 가장 큰 부분은 부동산 대출이며 이어 기업 대출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인 은행권의 부실 대출 비율은 2008년~2012년 금융위기 당시 한 때 4%를 훌쩍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개선된 것이지만 방심할 수 없다는 것이 한인 은행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한인 은행권 대출의 경우 ▲아직도 부동산 대출이 전체 대출의 80%에 육박하는 등 편중 현상이 심각하고 ▲부동산과 건설 대출의 경우 경기가 악화될 경우 부실화 위험이 가장 높은 대출이며 ▲아직도 투명한 심사보다는 이사나 경영진의 입김이 작용하는 소위 ‘안면 대출’이 일부 공공연히 대출되고 있는 등 한인 은행권만의 구조적인 위험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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