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거 실화? 미 대학생들 굶주린다

2018-01-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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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YT 보도, 학비는 천정부지 소득은 줄어… 가주·뉴욕 등 20~30% 고통

결식아동 문제와 달리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지 못했던” 결식 대학생 문제가 미국에서 새로운 사회·교육적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체중 조절이나 시험공부 때문에 식사를 거르는 게 아니라 돈이 없어서 일상적으로 끼니를 때우지 못하거나 빈약한 식사로 건강과 학업 모두를 해치는 학생이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주요 주들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난 14일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뉴욕의 경우 커뮤니티 칼리지 학생의 30%, 4년제 대학생의 22%에 이를 정도라고 템플 대학의 사라 골드릭-랍 교수가 신문 기고문에서 밝혔다.


결식 대학생 문제는 “UC 버클리나 노스웨스턴대 같은 유명 대학들도 예외가 아니다”고 골드릭-랍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를 연구하다 보면 ‘나도 대학 다니면서 부업을 하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공부하면서 좀 고생해도 괜찮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오늘날 문제는 그것과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대학 교육비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르는데 가구 소득과 재산은 쪼그라드는” 현실에서 “대학생들의 굶주림과 주거문제는 학업 능력 자체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식은 대학생들의 성적이나 졸업률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골드릭-랍 교수는 말했다.

“대학 졸업장이 고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중산층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높여”주는 실정에서 이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조지타운대의 교육·노동력센터가 지난 2016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2008년 경제 대침체 이후 경기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일자리 1,150만 개 가운데 95% 이상이 초급대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고교 졸업자 몫의 일자리는 8만 개밖에 늘지 않았다.

보고서는 “일자리가 돌아왔으나, 같은 일자리가 아니다. 대침체기를 거치면서 저숙련 블루칼라와 사무직 일자리는 사라지고 고숙련 관리직 및 전문직 일자리만 새로 생겼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6년 5월 UC 버클리 동창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가 ‘버클리에서 굶주림’이라는 제목으로 전한 결식 대학생 실태에 관한 글에서 사례로 든 2학년 학생은 “제때 졸업해야 한다거나, 학자금을 갚아야 한다거나, 좋은 학점을 받아야 하는 것 이상으로 정말 나를 지치게 하는 것은 너무 배가 고프다는 것이다. 그게 정말 스트레스다”고 고백했다.


2014년 조사에서 UC 계열대 9개 캠퍼스 전체 학부생의 26%가 돈을 아끼기 위해 “최소한 가끔” 끼니를 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첫 조사 때인 2010년의 22%에 비해 높아진 것이다.

이런 조사 결과에 더해 만성 피로와 주의력 산만 등을 호소하는 학생들에 대한 조사 결과 끼니를 자주 거른 탓으로 밝혀지자 이 대학 당국은 대학생들의 결식과 영양 결핍 문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동창회 매체에 따르면 6개 주의 공립대학들에 대한 조사에선 학교에 따라 학부생의 21~59%가 결식이나 영양 결핍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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