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 중간선거 대참패 경고등… 공화 ‘발등의 불’

2018-01-16 (화)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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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내달부터 지원 강행군, 당 지도부와 신년회의서 논의

▶ 연이은 실언에 의원들 등 돌려

올 중간선거 대참패 경고등… 공화 ‘발등의 불’

지난 14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과 케빈 맥카시 연방하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새해 벽두인 지난 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한 의회 보좌관으로부터 올해 11월 중간선거의 어두운 전망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대학살’(bloodbath)이라고 불릴 정도의 대참패 가능성부터 몇 석 정도만 잃고 다수당 지위는 계속 유지할 가능성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백악관의 한 관리는 “중간선거에 대한 우려가 워낙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부터 선거자금 모금, 유세 지원 등을 위한 강행군을 해야만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가 중간 선거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던 신년 캠프 데이비드 회동 내용에 대해 지난 14일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민주당이 올해 (중간 선거에서) 대승을 거둘 것이라는 새로운 경보(new alarm)가 공화당에서 울리고 있다”고 당시 대책회의 현장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WP에 따르면 아직 선거가 10개월이나 남아 있지만, 실제로 공화당 안팎에서 울리고 있는 ‘위험 신호’는 예사롭지 않다. 최근 갤럽의 여론 조사에서 ‘2019년에 어느 당이 의회를 통제하길 바라나’라는 질문에 민주당을 꼽은 비율은 공화당의 2배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32%)도 임기 1년을 맞이한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특히 이번 선거를 앞두고 최소 29명의 공화당 현역 의원들이 정계은퇴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을 대체할 차세대 주자를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게 공화당의 문제다. 게다가 상당수 지역구에선 민주당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예컨대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대럴 아이사ㆍ에드 로이스 의원의 활동 무대인 캘리포니아주가 대표적이다.

공화당 내부의 내홍도 감지된다. 케빈 크레이머 공화당 하원의원이 ‘노스다코타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권유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도 줄어들고 있다. 반면 민주당 측은 후보자 모집에 있어 반사이익을 꽤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위기 의식을 보여주는 징후는 또 있다. 공화당은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결정적인 선거의 해를 맞았다. 언론들은 2018년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 국민투표의 해’가 되길 바라지만, 그들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것은 당신에게 달렸다”며 ‘1달러 기부’를 촉구했다. ‘언론과의 싸움’이라는 이례적인 프레임으로 선거자금 모금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지소굴’이라고 비하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거센 후폭풍을 만나면서, 공화당 의원들마저 점점 더 그와 거리를 두고 있어 중간선거에 임하는 공화당의 처지는 악화일로에 있다고 WP는 진단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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