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공지능(AI) 범죄예방에 활용 연구 활발

2018-01-1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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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TM 조작감시·걸을걸이로 범인 특정 기술 등 개발

감시카메라에 찍힌 영상 등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범죄수사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일본 '오키(OKI)'사는 현금자동지급기(ATM) 조작 과정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지를 찾아내는 시스템, 도쿄(東京)의 벤처기업 어스아이스(earth-eyes)'사는 소매치기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각각 개발했다. 오사카(大阪)대학은 걸음걸이의 특징을 분석해 범죄자를 찾아내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일본 총무성이 전문가들에게 AI의 활용분야를 물은 결과 약 70%가 범죄예측이나 예방을 들었다. 방범 카메라 설치는 급속히 늘었지만 피해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AI는 사진분석 능력이 뛰어나고 많은 양의 데이터에서 특징을 찾아내는 심층학습 등의 기술이 등장해 활용이 쉬워지고 범위도 넓어졌다.


오키가 개발한 AI는 ATM 위에 설치한 카메라의 영상에서 기기조작 모습을 분석해 수상한 행동을 찾아낸다. 사내에 설치된 ATM에서 연 200명의 조작 모습을 기계학습과 AI 기술로 배우도록 했다. 기기조작 이외의 모습에서 전화사기와 같은 불법행위 등을 약 90%의 정확도로 찾아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키는 올해 중 상업시설 등에 설치된 ATM에서 실증실험을 해 탐지기능 정밀도가 유지되는지 확인한 후 보급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상한 행동이 탐지되면 상가 점원 등에게 자동으로 통보하는 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방범 장비 사업을 하는 어스 아이스는 수상한 행동을 찾아내 소매치기 등을 예측하는 AI를 개발했다. 발과 목 등의 움직임을 분석해 소매치기가 많이 하는 행동을 찾아낸다. 일본 국립연구개발기구와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지원을 받아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점원에게 이상행동을 알려 수상한 사람에게 말을 걸도록 함으로써 소매치기를 미리 방지하는 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범죄수사에 기여하는 성과도 나오고 있다. 오사카대학의 야기 야스시(八木康史) 교수팀은 자세와 보폭, 팔 흔드는 모습 등의 특징으로 개인을 식별, 범죄용의자와 테러리스트 등을 추적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사람이 하던 방범 카메라의 화상 분석을 AI가 대신할 수 있다. 범죄 발생 시 용의자가 파악되면 주변의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이용해 발자취를 추적할 수 있다고 한다.

NEC는 작년 11월 얼굴인식 기술에 AI를 도입, 수상한 사람의 건물출입을 막는 시스템 판매를 시작했다.

다만 불특정 다수를 촬영한 영상을 이용하는 건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질 우려도 있어 일본 정부는 방범 카메라 설치를 포스터 등을 통해 알리고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하는 등 개인정보 누설을 막기 위한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도록 이용기업에 촉구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AI가 범죄를 잘못 판정할 우려도 있는 만큼 기술 개량과 함께 사람이 직접 관여해 정밀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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