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캄보디아 부동산 매입에 나선 중국인들

2018-01-11 (목) 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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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화 고층빌딩들 주고객은 중국인… 돈세탁·현금투자 많아

▶ 프놈펜 ‘뜨거운 건축붐’

캄보디아 부동산 매입에 나선 중국인들

프린스 부동산그룹의 전시관. 미니온 캐릭터 동상들이 서있다.

캄보디아 부동산 매입에 나선 중국인들

개선문을 본 뜬 신축건물 앞에서 군인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캄보디아 부동산 매입에 나선 중국인들

수도 프놈펜의 다이아몬드 섬에서 진행 중인 개발 프로젝트들. 건축 붐이 한창인 프놈펜의 부동산은 주로 중국인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Thomas Cristofoletti - 뉴욕타임스]


캄보디아의 부동산 중개인들은 요즘 중국어 배우기에 바쁘다. 거래를 하려면 중국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수도 프놈펜은 전통적으로 나지막한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그런데 최근 신축되는 건물들이 점점 높게 올라가면서 건축 붐이 한눈에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이들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의 타깃은 주로 중국인 투자가들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인들은 캄보디아의 부동산 시장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인 투자가들이 프놈펜으로 떼를 지어 몰려들고 있다. 프놈펜은 이제까지 주로 동남아시아나 대만, 일본, 한국 투자가들이 주로 투자를 하던 곳이고 간혹 서구인들이 투자를 하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프놈펜 대규모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중국인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중국인들은 주로 사회간접자본 부문에서 캄보디아에 투자했습니다. 중국인 개발업자들과 개별적 투자가들이 밀려들기 시작한 것은 불과 지난 18개월 이내입니다.”


부동산 컨설팅기업 나이트 프랭크의 캄보디아 지사장인 로스 웨블은 말한다. 특히 최고급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올해 엄청난 붐이 일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지난 2017년 프놈펜에서는 3,488동의 최고급 주거용 부동산이 신축되었다. 2018년에는 1만5,688동이 새로 완공될 것으로 그는 전망한다.

중국인 투자가들을 겨냥하고 있는 대규모 부동산 회사 중 하나로는 프린스 부동산 그룹이 있다. 프린스 부동산은 프놈펜의 중심 구역으로 캄보디아 국회의사당과 호주 대사관이 있는 길 맞은편에 전시관을 가지고 있다. 전시관 밖에는 가상 캐릭터 미니몬의 동상들이 서있고, 중국어와 크메르 어로 쓰인 콘도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광고를 보면 콘도 면적은 23~175 평방미터(대략 248~1,880 평방피트)로 투자 대비 수익은 연 12% 전망 그리고 월부로 납부 시 상환금은 월 386달러 이상이다. 호주 대사관 옆에는 캄보디아에서 최고층 빌딩이자 최대 주거용 건물인 브리지가 거의 완공되어 가고 있다.

프린스 부동산은 프놈펜의 도심에서 현재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1,000여 콘도가 들어선 37층짜리 프린스 센추럴 플라자는 5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27층짜리 쌍둥이 타워빌딩인 프린스 모던 플라자는 1년 후 완공될 계획이다. 다이아몬드 섬에 자리 잡은 다이아몬드 1은 이미 건축이 완료되었다. 캄보디아 유일의 카지노 옆에 있는 1마일 길이의 다이아몬드 섬은 중국인 투자가들과 캄보디아 부유층들을 겨냥한 부동산 프로젝트들로 시끌벅적하다.

프린스 부동산 전시관 밖에는 셔틀 버스들이 줄지어 서서 프린스 센추럴 플라자로 잠재적 구매자들을 실어 나를 준비를 하고 있고, 중국어가 유창한 중개인들이 모델 하우스를 보여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가격은 낮은 층의 경우 평방미터 당 2,600달러에서 시작해 펜트 하우스 유닛은 평방미터 당 4,000달러까지 올라간다.

“콘도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중국인들”이라고 부동산 중개인인 첸 징징은 말한다. 구매자들은 대부분 푸지안과 제지앙 지방 사람들 그리고 상하이와 쉔젠 사람들이라고 한다.


“대부분은 투자용으로 구매를 합니다. 하지만 직접 거주하려고 사는 사람들도 있지요. 여기에 기업을 가지고 있거나 여기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지요.”

프린스 센추럴 플라자의 콘도 중 90% 정도는 이미 다 팔렸다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중국인 구매자들의 절반 정도는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한다.

캄보디아는 급속한 경제 성장과 젊은 인구 그리고 투자 대비 수익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중국인 투자자들이 프놈펜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드는 데는 다른 이유들도 있다. 예를 들면 중국의 국가 부채 문제이다.

“중국인 사업가들은 중국이 만성적 부채 문제를 안고 있다는 걸 예민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같이 불투명한 나라에서 언젠가 거품이 터질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하는 바입니다.” 방콕 주재 정치위기 컨설턴트인 조지 맥리어드의 말이다.

“재산이 수백만 달러를 넘는 사업가들은 지금 앞 다투어 현금을 중국 국경 밖으로 그리고 당국자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빼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캄보디아는 기본적으로 현금 경제 체제이다. 현재 유통인 중인 현금의 대부분이 미국 달러화인 이곳은 돈세탁에 안성맞춤이다.

“캄보디아 은행들은 돈세탁 방지 관련 내부 통제나 정책이 느슨합니다. 범법자들이나 부패한 정부 관료들의 현금 세탁 통로로 활짝 문을 열어두고 있는 셈입니다.”맥리어드가 캄보디아에서의 조사해본 경험에 의하면 프놈펜 부동산에 투자되는 돈의 상당부분은 중국에서 나온 돈 세탁 자금들이다.

캄보디아 부동산이 중국 구매자들에게 먹히는 또 하나의 주된 이유는 캄보디아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의 핵심 동참국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유럽 등지를 중국과 연결시키려는 시진핑 주석의 개발전략은 천문학적 국가 자본과 민간 자본을 동원하고 있다.

<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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