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화당 감세정책 전망

2018-01-04 (목) 정계훈 국제경영전략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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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감세정책 전망

정계훈 국제경영전략 명예교수

공화당의 ‘감세와 고용’ 법안이 입법화됐다. 주요 내용을 보면, 주식회사 법인세가 35%에서 21%로 낮아지고, 비 주식회사 수익이 영업주 개인소득으로 처리 될 때 수입의 20%가 세무 대상에서 공제되며, 미국기업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소득을 낮은 세율(비현금 7.5%, 현금 14%)로 송환하는 것이다. 개인소득의 경우 종래의 7단계 소득층을 유지하면서 평균 세율을 2%씩 낮추고 종목별 공제를 폐지하는 대신 표준 공제액을 2배로 늘렸다.

대부분의 납세자들이 감세혜택을 받게 되지만 계층별로 감세량이 다를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입이 2만5,000 달러 이하 저소득층은 감세혜택이 미미할 것이며 중산층은 가구당 연평균 1,000 달러 정도이며 종목별 공제액이 높았던 중산층 세납자의 소득세는 높아진다.

상위 고소득층의 감세혜택은 연평균 5만1,000달러이지만 상속세를 가산하면 그들의 혜택은 수백만 달러가 될 것이다. 총 감세혜택이 1조5,000억 달러로 추정 되는데 그중 2/3는 기업과 상위 소득자들에 갈 것이고 나머지 1/3은 중소 소득자들에 분배될 것이다. 중산층이 더욱 불리한 것은 법인세 혜택은 영구적이지만 소득세 혜택은 2025년 만기로 끝난다는 것이다.


공화당이 기업과 상위 소득층을 우대하는 이유는 3가지이다. 첫째는 법인세 감소로 미국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개선하여 수출을 늘리고 이에 따른 경제성장으로 고용과 조세 원천을 개선하자는 주장이다. 둘째는 미국기업이 외국에 보유하고 있는 2조5,000억 달러를 낮은 세율로 유치하여 국내 기업활동에 투입하자는 것이다. 셋째는 기업과 부자들에게 감세혜택을 부여해야 자본형성과 투자 활성이 가능하고 이에 따른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비축자금이 2조 달러가 넘는 이 시점에서 감세 혜택으로 자본형성을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이다.

기업이나 부자들의 투자결정은 세율이나 자본형성의 영향을 받지만 결정적인 요소는 투자 수익성이다. 감세혜택으로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국내 생산가격이 어느 정도 낮아지겠지만 투자자들은 국내 노동임금보다 저렴한 외국이나 또는 제조 작업을 자동화하여 생산가격을 더 낮추려 할 것이니 감세정책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감세 혜택을 새로운 투자와 신규채용보다는 상여금, 주식 배당금, 자사주식 구입 등에 투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공화당이 일자리 창출을 원한다면 감세정책보다 국내 노동자를 필수로 하는 기반산업(도로, 교량 등)개발을 우선했어야 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비용을 감세에 따른 경제성장에서 창출되는 조세수입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경제가 현재 역사적인 평균 성장치 3% 이상으로 성장하고 실업률도 완전고용에 가까운 4.1%로 낮아진 이 시기에 감세정책을 해야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주장은 비현실적이다.

공화당 일부에서 감세비용을 사회복지 자금 축소로 충당하자는 제안을 하는데 이러한 제안은 극심한 빈부차이를 우려하는 유권자들의 반발을 유발할 것이고 이러한 제안이 현실화 되면 시장수요가 감소할 것이니 경제성장이 둔화 될 것이다. 결국 상당 부분의 감세비용이 재정적자로 연결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반산업 개발이 차후의 과제라 하는데 감세법이 초래하는 재정부담이 과중한 이 시기에 기반산업 개발에 필요한 공적자금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의문이다. 현재 누적된 재정적자가 20조 3,000억 달러로 국민총생산(GDP)의 105.6%가 넘는다. 이 시점에 감세 비용, 기반산업개발과 국방비까지 부가되면 GDP에 대한 적자비율이 위험 선에 접근하게 된다. 이러한데 GDP 적자비율이 100%가 넘으면 과중한 채무부담 때문에 경제공황을 재정지출로 극복하는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공화당의 감세정책은 단기적인 경제활성을 이루겠지만 장기적인 재정적자 채무부담을 악화시킬 것이다. 공화당은 이러한 감새정책으로 2018년 중간선거와 2020년 대선에서 승부를 기대하겠지만 과연 유권자들이 단기적인 감세혜택에 현혹되어 막대한 재정적자를 간과할 것인지 아니면 재정적자와 불평등한 소득분배에 분노하여 공화당을 외면할 것인지 궁금하다.

<정계훈 국제경영전략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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