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해, 우리는 극한의 한계에 도전한다”

2018-01-02 (화)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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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철인클럽 KATT, 매주 토·일요일 새벽 세리토스 비치 팍 훈련

“새해, 우리는 극한의 한계에 도전한다”

극한의 인내심과 체력이 요구되지만 완주의 쾌감은 그 어느 스포츠와도 비교할 수 없다는 트라이애슬론 철인들이 함께 했다. 왼쪽부터 리차드 김, 김회창, 이재훈, 그레이스 김, 정근동, 김귀식, 윤장균씨.

새해 결심의 최고봉이라면 ‘철인’(Ironman)이 되는 것, 단연코 ‘트라이애슬론’(Triathlon) 철인3종경기 완주이다. 극한의 인내심과 체력을 요구하는 트라이애슬론은 장거리의 수영, 사이클, 마라톤 세 종목을 한 사람이 쉼 없이 연이어 하는 경기다. 마라톤에 익숙해진 한인들이 완주와 기록 경신을 거듭하다가 체력과 인내력에 자신감이 생겼을 때 투지를 갖고 도전하는 경기이기도 하다.

2~3년 전 만해도 철인3종경기 대회 도전은 혼자서, 알음알음 몇 명이서 준비하는 극기훈련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어김없이 주말을 기다렸다가 새벽부터 물살을 가르고 숲을 달리는 한인철인클럽(Korean American Triathlon Team·회장 스튜어트 박) 회원들은 현재 60명에 달한다. 그 중 20명은 올림픽 코스를 완주하는 실력파들이다.

60대 나이를 무색케 하는 최강 체력 스튜어트 박 회장이 든든한 울타리이자 하와이 코나 아이언맨 월드챔피언십 출전 경력의 철인 임무성·윤장균 코치는 ‘하면 된다’는 철인 정신을 여지없이 심어준다.


주말이면 새벽 4시에 일어나 사이클 자전거로 라크라센타에서 출발해 엔젤레스 포레스트를 달려 세리토스 철인클럽 모임 장소로 향하는 철인이 있다. 바로 ‘마라톤 25년 철인 8년’의 경력으로 무한 도전 중인 정근동(57)씨다.

연 2회 샌타로사와 애리조나 아이언맨 경기에 출전하는 그는 지난해 11월19일 템피 비치팍에서 개최된 ‘2017 아이언맨 애리조나’(2017 Ironman Arizona)에는 여성 도전자 그레이스 김씨와 함께 출전했다. 지난해 팀원 10명 함께 한데 비해 올해는 단 둘이 출전한 경기였다. 3,000여명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정씨는 사이클 자전거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완주 기록이 평소보다 훨씬 늦은 13시간4분을 기록했고, 그레이스 김씨는 첫 출전인데도 14시간대에 들어왔다.

정근동씨는 “3년 전부터 아이언맨 애리조나 대회에 본격 출전하면서 매년 봄에는 샌타로사, 가을에는 애리조나 경기에 나가고 있다. 워낙 출전 자체가 힘들어 대회 참가등록을 하려면 1년 전에 경기봉사를 해서 일종의 자격을 얻어야 했다”고 밝혔다.

정씨가 가장 공들여 연습하는 코스는 112마일을 달려야 하는 사이클이다. 그는 “제일 힘든 게 사이클이다. 수영은 출발만 적당히 잘하면 문제 없다. 호수나 바다 수영을 2.4마일 가량 하는데 한인들은 수영에서 기록세우기가 여간해서 어렵다”며 “내 경우 마라톤은 워낙 생활화 되어 있어서 아이언맨 경기 출전을 앞두면 90% 이상 사이클 연습을 한다”고 덧붙였다.

정씨를 포함해 KATT회원 4명이 올해 5월로 당겨진 아이언맨 샌타로사에 출전한다. 수영으로 출발하여 지정된 제1바꿈터에서 사이클로 전환하여 정해진 코스를 마친 뒤 다시 제2 바꿈터에서 마라톤으로 전환하여 결승선에 도착해야 한다. 제한시간은 17시간 내이다.

철인3종경기에 도전하고 싶다면 풀 마라톤 완주가 기본이라는 정근동씨는 “수영과 달리기는 위험하지 않지만 사이클은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실수로 다치게 되는데 어깨뼈와 목뼈 골절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운동을 좋아하지 않으면 완주할 수 없다. 남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시작해도 충분한 연습, 완주는 철저한 준비와 근성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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