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정부, 건축규제 오히려 완화
▶ 폐질환·천식 시달리는 아동 늘어
주 정부가 주민 건강위험 경고에도 불구하고 프리웨이 인접지역의 주택건축 규제를 오히려 완화한 것으로 밝혀져 주 정부의 주민 건강정책이 뒷걸음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프리웨이에 인접한 주택에 거주할 경우, 대기오염으로 인한 각종 질환에 시달릴 위험이 높은데도 주 정부가 올해 초 관련 규제를 완화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LA 타임스는 27일 주 정부당국이 올해 초 프리웨이에 인접한 지역인 경우에도 장벽이나 나무, 공기여과기 등의 여건을 갖출 경우, 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규제 장벽을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그간 캘리포니아 주 대기당국은 지난 2005년부터 프리웨이에서 500피트 이내에 인접한 주택과 콘도, 아파트 등의 거주자들이 천식과 심장마비, 암 등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며 프리웨이 인접지역의 주택 건축을 강력히 규제해왔다.
하지만, 올해 초 주정부 당국이 이 규제를 완화해 프리웨이 500피트 이내 인접지역에도 주택을 건축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신문의 지적이다.
이 규제완화 정책으로 인해 올해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프리웨이 인접지역에 건축된 주택은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를 완화는 주 정부측은 개발을 무작정 반대하기 보다는 커뮤니티의 주민들이 대기오염으로 인한 영향을 줄이는 개발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프리웨이 인접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건강 위험에 대한 경고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남가주 지역에서 아동 수천여명의 폐 건강상태를 검진한 결과, 프리웨이 에 인접한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들에게서 폐기능 결함, 천식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의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를 주도한 USC 의대의 롭 맥코넬 교수 등 전문가들은“매연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이들은 수명단축을 비롯해 천식, 심장병, 뇌졸중, 폐암, 조산 등 치명적인 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최근 연구결과 소아비만, 자폐증, 치매의 위험도 추가적으로 확인했다”고 경고했다.
캘리포니아 환경단체들도 주 정부의 규제완화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메트로 철로나 프리웨이 등에 인접한 지역에 주택건설 규제가 풀리면서 의도하지 않은 대기오염 질병에 주민들이 노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남가주 지역에서 대기오염이 심각한 프리웨이 주변에 거주 건물 신축이 계속 허용되고 있는데 특히 LA시의 경우 프리웨이 1,000피트 이내에 수천채의 신규 거주 건물 건축을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LA시는 프리웨이 인접지에 2015년 4,300채, 2016년 3,000채의 건축을 승인했다. 교통의 요지라는 장점을 내세운 개발업체들의 개발 논리를 규제당국이 이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남가주 지역에서는 프리웨이 500피트 이내 인접지에 거주하는 주민 인구가 12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주민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매연 위험지역 인구증가율은 LA 전체 평균 2.6%보다 높은 3.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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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