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유엔 분담금 대폭 삭감

2017-12-27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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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루살렘 수도’반대 결의안 채택에 따른 댓가로

유엔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에 반대하는 결정을 내리자 미국이 분담금을 대폭 삭감했다.

26일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유엔총회는 전날 2018∼2019년도 예산으로 전년보다 2억8,500만달러 감소한 53억9,600만달러를 책정했다.

예산안 채택 후 헤일리 대사는 성명을 내고 “미국은 유엔 예산 2억8,500만달러을 삭감했다”며 “더는 미국인의 관대함을 이용하도록 방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계속해서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면서 유엔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유엔 분담금 추가 삭감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정부는 줄곧 유엔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분담금을 수십억 달러 감축하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유엔은 이스라엘의 지위에 대한 어떤 결정도 거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찬성표를 던진 나라는 128개국, 반대는 9개국뿐이었다. 35개국은 기권했다.

미국은 유엔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는 국가다. 2016∼2017년도 유엔 분담금의 22%, 평화유지군 예산의 28.5%를 부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이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단지 돈을 가장 많이 낸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나라가 미국을 따라올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유엔 담당 이사인 루이 샤르보노는 “유엔에서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낭비를 줄이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인권유린을 감시, 조사, 폭로하는 유엔의 역할이나 전 세계에서 생명을 구하는 능력이 축소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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