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19일 지난 6월 전 세계 병원과 은행, 기업 네트워크를 마비시킨 ‘워너크라이’(WannaCry)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북한을 공식 지목했다. 토머스 보서트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우리는 가볍게 혐의를 제기하는 게 아니라 증거를 갖고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 내린 결론으로, 면밀한 조사를 거쳐 이번 공격이 북한 정권의 지시로 이뤄진 소행이라고 공개적으로 규정한다”며 북한이 과거 사용했던 사이버 도구 및 스파이 지식, 운영 인프라를 포함, 기밀 정보들을 두루 조사했다고 밝혔다(사진). 그동안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배후로 북한이 여러 차례 지목된 적이 있지만, 미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사이버 공격을 가할 수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9일 북한이 지난 10년간 은밀하게 6천 명으로 추산되는 사이버 전사를 키웠다면서 이 같은 미국 보안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했다.
미국 사이버 보안업체 파이어아이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브라이스 볼랜드는 "북한은 많은 조직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리실라 모리우치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동아태 사이버안보부장은 "혼란을 일으켜 한국의 이미지를 실추하려는 게 북한의 주요 목표"라면서 "북한이 사이버 영역에서 뭔가를 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도 "평창 동계올림픽이 사이버 공격의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크로닌 소장은 "이것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를 필요가 있는 남한 경제에 타격을 주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면서 "단순히 화면에 북한 국기를 띄우는 것부터 통신과 교통망을 망가뜨리는 훨씬 더 치명적인 것까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북한이 올림픽을 앞두고 지난 5년간 보여준 것보다 더 나쁜 매우 심각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크로닌 소장은 이어 "한국과 서구는 북한 해커들 따라잡기 게임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와 우방, 동맹국, 국제사회의 사이버 네트워크는 심지어 초보적인 공격에도 매우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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