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손흥민, 최강 맨시티도 잡을까

2017-12-16 (토)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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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리그 최다연승 팀과 운명의 한판

▶ 토트넘의 역습 이끌 ‘키 플레이어’ 주목

손흥민, 최강 맨시티도 잡을까

최근 4경기 연속골을 뽑아낸 손흥민은 맨시티와 운명의 일전에서 키 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다. [AP]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최다연승 신기록을 세우며 맹렬히 질주하고 있는 팀을 멈춰 세워라.”
토트넘과 손흥민에게 떨어진 과제다. 토트넘은 16일 오전 9시30분(LA시간- TV 채널 4)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테디엄에서 리그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 2017-18 EPL 시즌 18라운드 경기로 격돌한다.
맨시티(16승1무, 승점 49)는 이미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38)와 승점 11차 간격을 벌리며 독주태세로 들어선 팀이다. 올 시즌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물론 정규리그에서 파죽의 15연승 행진을 이어가 역대 EPL 최다연승 신기록을 수립했고 지난 1960-61 시즌 토트넘이 기록했던 15승1무 스타트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 스타트 기록도 세웠다.
맨시티는 지난해 8월21일 에버튼과의 정규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정규리그 15경기에서 파죽지세로 전승가도를 달려왔다. 이 가운데는 리버풀에 5-0, 첼시에 1-0, 아스날에 3-1, 맨U에 2-1 승리가 포함돼 있다. 이번에 토트넘마저 꺾는다면 1953년 이후 64년만에 처음으로 12월이 지나기 전에 이들 5개 팀을 모두 꺾는 팀이 된다. 맨시티는 또 17경기에서 총 52골을 뽑아내 득점랭킹 2위 맨U(37골)보다 무려 15골이나 많고 실점은 단 11골로 맨U와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일각에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고의 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런 맨시티를 꺾으려면 토트넘은 과연 어떤 전략으로 나서야 할까.
지난 주말 맨U의 조제 무리뉴 감독은 철통같은 수비벽을 쌓고 역습을 노리는 작전으로 나섰지만 1-2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맨U의 역습은 토트넘에 비교하면 예리함과 파괴력이 떨어진다. 토트넘은 올 시즌 수비벽을 두텁게 쌓고 역습을 노리는 팀을 상대론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수비라인을 높이 끌어올리고 공세를 펼치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도르트문트(독일), 리버풀 등 강호들을 상대론 강한 면을 보여 왔다. 이들 경기에서 토트넘은 평소에 전진 배치하던 수비라인을 후방으로 끌어내려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전광석화 같은 역습으로 치명타를 가하는 작전을 펼쳤는데 이런 경기에서 볼 점유율은 35% 전후에 그쳤으나 모두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번 경기도 맨시티가 미드필드에서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주도하는 가운데 토트넘이 빠른 역습으로 맨시티의 후방을 노리는 흐름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원의 주도권을 내주고 역습을 노리는 작전의 위험성은 맨시티의 케빈 드 브루이너와 다비드 실바 등이 상대 밀집수비를 허무는데 있어 걸출한 능력을 보유한 선수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맨시티를 상대로 정면승부로 맞서기는 힘들기에 결국은 토트넘의 역습이 이번 경기 승패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런 토트넘에게 가장 핵심이 될 선수는 다름 아닌 손흥민이다. 수시로 상대 수비라인 뒤쪽 공간 침투를 노리는 손흥민은 최근 4경기 연속골과 7경기에서 6골을 뽑아내는 눈부신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플레이에 유연함과 자신감이 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때문에 이번 일전을 앞두고 현지 언론매체들의 포커스도 손흥민에게 집중되고 있다.
손흥민은 또 맨시티를 상대로 좋은 기억이 많다. 지난 시즌 에디하드 원정경기에서 동점골을 터뜨려 2-2 무승부를 이끌어냈고 그에 앞서 지난해 10월 해리 케인없이 치른 홈경기에선 최전방을 맡아 뛰어난 활약으로 2-0 승리를 이끌며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EPL 데뷔 후 11경기 무패 스타트에 급제동을 건 바 있다. 토트넘 이적 후 맨시티를 상대로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더구나 토트넘은 통산 EPL 원정경기 중 맨시티를 상대로 10승을 올려 모든 상대 중 가장 많은 원정승을 올린 기록도 갖고 있다.
손흥민, 최강 맨시티도 잡을까

EPL 신기록인 15연승을 기록한 뒤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AP]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경기가 될 것이다. 모두가 지켜보는 경기일 것”이라면서 “나는 많은 사람들이 날 지켜보는 경기가 즐겁다. 선수로서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고 그런 압박감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ESPN 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난 내 퍼포먼스에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항상 더 많은 것을 입증하기 원해야 하고 더 향상돼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난 항상 배고프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지난 3경기는 매우 좋았지만 (맨시티를 상대로) 더 많은 포인트를 올려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경기는 16일 오전 9시30분부터 채널 4(NBC)로 중계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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