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타니 효과 살려라”

2017-12-15 (금)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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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인절스, 오프시즌 본격 전력 보강 작업 막 올려

▶ 타이거스와 트레이드로 올스타 2루수 킨슬러 영입

“오타니 효과 살려라”

지난 9일 오타니 입단기자회견에서 함께 포즈를 취한 에인절스 관계자들. 아트 모레노 구단주(왼쪽부터), 마이크 소샤 감독, 오타나, 빌리 에플러 단장, 잔 카피노 사장.[AP]

거의 모든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뛰어들었던 일본의 야구천재 쇼헤이 오타니(23) 영입전에서 예상을 뒤엎고 깜짝 승리를 따낸 LA 에인절스가 다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내야수 이언 킨슬러(35)를 영입하며 ‘오타니 시대’에 플레이오프 도전을 향한 본격적인 전력보강 작업에 착수했다.

에인절스는 14일 타이거스에 유망주 우완투수 윌켈 에르난데스(18)와 외야수 트로이 몽고메리(23) 등 2명의 유망주를 내주고 베테랑 2루수 킨슬러를 영입했다.

킨슬러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시즌을 뛰며 커리어 타율 .273, 1,826안타, 234홈런, 225도루를 기록했고 4차례 올스타로 꼽혔으며 2016년에는 생애 첫 골드글러브까지 받은 스타급 선수다. 킨슬러의 가세로 에인절스는 지난 시즌 최대 취약포지션이던 2루수를 보강하는데 성공하며 내년도 포스트시즌 도전을 향한 전력보강 작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올해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에인절스는 올 시즌 사실상 주전 2루수없이 시즌을 보냈는데 에인절스 2루수는 타율(.206), OPS(.601), 홈런(14개) 등에서 모두 팀 내에서 최악의 성적을 올려 이번 오프시즌 2루수 보강이 선결과제였다.


오타니를 품은 에인절스는 이번 오프시즌 가장 활발한 전력보강 작업이 예상되는 팀이다.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은 에인절스가 오타니와 계약 뉴스가 나오자 곧바로 월드시리즈 우승배당률을 50-1에서 30-1로 끌어내리는 등 에인절스의 전력 상승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야구천재 마이크 트라웃(26)을 보유했지만 트라웃이 풀시즌을 뛴 지난 6년간 플레이오프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에인절스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오타니 영입전에서 뜻밖의 승리를 거두면서 갑자기 구단 전체의 운명이 달라진 것을 실감하고 있다. FA시장에 나왔더라면 2억달러 이상 급이라는 선수를 거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돈으로 붙잡았으니 그럴 법도 하다.

올해 에인절스는 80승82패의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에서 우승팀인 휴스턴 애스트로스(101승61패)에는 무려 21게임차로 뒤진 2위에 올랐으나 AL 와일드카드 순위에선 2위 미네소타 트윈스(85승77패)에 5게임차 뒤진 공동 3위였다. 따라서 오타니가 갑자기 품안으로 뛰어들면서 얻은 전력 상승효과로 인해 추가적인 전력 보강 작업만 잘 이뤄진다면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충분히 노려볼 만 하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이번 오프시즌에 임하는 팀의 자세도 훨씬 적극적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에인절스는 그동안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2루수 세자르 허난데스 트레이드를 적극적으로 타진해왔으나 필리스가 대가로 수준급 선발투수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답보상태에 있었는데 이번에 마이너리거 2명을 내주고 킨슬러를 데려오면서 2루수 문제를 해결했다. 다만 킨슬러는 내년 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가 되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그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그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타이거스는 킨슬러를 뉴욕 메츠나 밀워키 브루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그에게 관심을 보인 내셔널리그 팀으로 트레이드하기를 원했으나 킨슬러의 트레이드 거부권으로 인해 불발됐고 킨슬러가 에인절스로의 트레이드만 받아들이겠다고 밝힘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그를 에인절스에 내주고 말았다.

한편 에인절스는 허난데스 대신 킨슬러를 영입하면서 선발투수 자원을 지켜내 오타니의 가세로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할 가능성에도 대비했다. 또 팀의 또 다른 취약 포지션인 3루수에는 FA시장에서 마이크 무스타카스 영입설이 무게를 얻고 있다. 이전까지는 FA 1루수인 카를로스 산타나 계약설이 있었으나 오타니의 합류로 현 지명타자인 알버트 푸홀스가 1루수로 나서는 경기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루수보다는 3루수인 무스타카스가 새로운 영입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과연 에인절스가 ‘오타니 효과’를 활용해 이번 오프시즌에 강력한 플레이오프 후보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오타니 효과 살려라”

에인절스로 트레이드된 전 올스타 2루수 이안 킨슬러. [AP]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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