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기 사주는 대신 적정 운동량 권장을
2017-12-14 (목)
준 최 객원기자 / 한국일보-New York Times 특약
아동 및 청소년 비만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 올랐다. 어릴 때 비만을 해결하지 않으면 성인이 된 뒤 각종 성인병 위험이 높아지기때문에 어려서부터 건강한 생활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 중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디지털 만보기처럼 활동량을 측정해주는 기기를 생각하는 부모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활동량 측정기를 사준다고해서 부모의 기대처럼 자녀의 활동량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활동량 측정기가 오히려 청소년들의 활동량을 줄이는 역효과까지 불러 올 수 있기때문에 부모들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영국의 부루넬 대학 버밍햄 대학의 심리학과 연구팀은 웨어러블 디지털 활동량 측정기가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13세와 14세 사이의 건강한 청소년 100명의 실험 대상으로 모집했다.
연구팀은 청소년들에게 우선 설문지를 나눠주고 각자의 운동 능력과 신체 활동량 등을 기재하도록 했다. 그런다음 하루에 만보를 목표로 미리 설정된 측정기를 나눠주고 청소년들이 목표를 채우는 지 추적조사했다. 연구팀은 또 순위표를 공개해 해당일 활동량이 가장 많은 청소년과 가장 적은 청소년을 발표하기도 했다.
학생중에서는 측정기를 착용하기 전보다 자신의 신체 활동 능력이 떨어진 것 같다는 대답도 많았는데 연구팀이 공개한 순위표에 들지 못했기때문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결국 대다수의 학생들은 실험이 끝나고 측정기를 착용하기 전보다 운동에 대한 의욕이 떨어졌다는 반응을 나타냈다고 연구팀이 밝혔다.
샬롯 커너 브루넬 대학 청소년 스포츠학과 강사는 “측정기가 청소년들에게 압박감으로 작용하는 결과가 실험에서 관찰됐다”며 “자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측정기를 사주고 운동을 열심히 할 것으로 기대하면 안 된다”라며 “자녀가 스스로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운동 목표량을 세우도록 돕고 운동 결과는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편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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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 / 한국일보-New York Times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