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타니 “WS 우승 안겨주고 싶다”

2017-12-11 (월)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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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니, 에인절스와 6년 계약…‘투타 겸업’발진

▶ 계약금 231만5,000달러·포스팅금액 2,000만달러

오타니 “WS 우승 안겨주고 싶다”

쇼헤이 오타니가 입단 기자회견에서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일본의 베이브 루스로 불리는 ‘야구 천재’ 쇼헤이 오타니(23)가 LA 에인절스에 공식 입단했다.

오타니는 지난 9일 애나하임의 에인절 스테디엄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에인절스에 다시 우승을 안겨주고 싶다“며 ”팀 동료들을 어서 만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오타니는 거의 모든 메이저리그 구단이 그의 영입에 뛰어들며 이번 오프시즌에 오타니 선풍을 일으켰는데 지난 주초 에인절스와 LA 다저스, 시애틀 매리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고 파드레스,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컵스 등 7개 최종후보팀과 차례로 면담을 가진 뒤 지난 8일 에인절스와 계약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속 100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는 초일류급 투수이자 타자로도 홈런을 펑펑 때려내는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베이브 루스 이후 100년 이상 보지 못한 진정한 투타 겸비 선수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오타니의 가세로 당장 에인절스의 내년 월드시리즈 우승배당률은 50-1에서 30-1로 떨어지는 등 내년 시즌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오타니는 프리에이전트(FA)였다면 오픈마켓에서 총액 2억달러급 계약을 받을 최고의 대어로 평가받고 있지만 오타니가 아직 만 23세로 인터내셔널 FA 자격이 주어지는 만 25세에 미달해 메이저리그 노사협약 규정에 따라 마이너계약만 가능했기에 에인절스는 그 액수의 10분의 1 수준의 투자로 오타니를 붙잡는 행운을 얻었다.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친정팀 닛혼햄에 이적료 성격으로 2,000만달러의 포스팅 대금을 지불해야 하고 오타니와는 계약금 231만5,000달러, 연봉 54만5,000달러에 계약했다. 오타니의 연봉 54만5,000달러는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이고 오타니는 3년이 지나야 연봉조정 자격을 얻게 된다.

빌리 에플러 에인절스 단장은 이번 영입전에서 깜짝 승자로 등장한 것에 대해 ”오타니를 경쟁에서 쟁취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그 대신 오타니가 누구이고 그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나에게 관심을 보여준 팀들이 많았는데 그 모든 팀에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며 ”에인절스와 강한 연대를 느낀 것이 내가 이 팀에 오기로 결심한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에서도 ‘투타 겸업’을 계속하고 싶다며 ”그것은 나와 팬, 팀이 함께할 수 있는 것이다. 팬들이 응원으로 나를 더욱 발전시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또 메이저리그에서 한때 투타 겸업을 했었던 ‘전설’ 베이브 루스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 ”영광이지만, 내가 그의 수준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라고 몸을 낮췄다.

한편 마이크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은 ”우리는 분명히 오타니를 투타 양면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에서 선발투수 겸 지명타자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선발투수로 나서지 않는 경기에 외야수로 뛸 수도 있지만 체력적 부담이 클 수 있어 당분간은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에인절스는 지난 주 오타니와 면담 때 “투타 겸업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 자유롭게 타자로 나설 시간과 투수로 나설 시간을 정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를 위해 6인 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할 의향이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1961년 창단한 에인절스는 지난 2002년 처음이자 아직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올해는 80승82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오타니의 가세로 내년 시즌에는 당장 플레이오프 후보 대열에 올라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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