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본 야구천재 오타니, 내년 MLB서 뛴다

2017-11-22 (수) 김동우 기자
작게 크게

▶ MLB 선수노조, 일본과 새로운 포스팅안 합의

▶ 크리스마스 전에 내년에 뛸 소속팀 결정될 듯

일본 야구천재 오타니, 내년 MLB서 뛴다

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가 내년부터 MLB에서 뛸 길이 열렸다. <연합>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일본의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23)가 내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는 21일 일본프로야구(NPB)와 협상을 통해 새로운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 규정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오타니는 이번 겨울에 포스팅 돼 내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규정은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의 승인절차를 걸쳐 확정되는데 이 과정에 최소한 열흘이 소요될 것으로 전해져 오타니는 빠르면 다음달 1일에 포스팅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포스팅 후 21일내에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에 합의하도록 규정돼 만약 오타니가 다음달 1일에 포스팅된다면 크리스마스 전에 내년부터 그가 뛰게 될 메이저리그 팀이 결정된다.

미국과 일본, 양국 간 포스팅 규정은 지난 10월31일로 만료됐고 이번 협상에서 합의된 포스팅 규정은 내년부터 발효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일본야구기구는 논의를 통해 이번 오프시즌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오타니와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는 만료된 기존 규정을 유지하는 것에 합의했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반기를 들었다. 기존의 규정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오타니의 현 소속 구단인 닛혼 햄은 포스팅 금액으로 최고 2,000만달러를 챙기는데 반해 오타니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노사협약에 따르면 만 23세인 오타니는 포스팅 시스템을 거치더라도 해외 FA로 간주하지 않고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하는 일반 마이너리거의 자격만 가진다. 이에 따라 계약도 마이너리그 계약일 뿐 아니라 계약금의 규모도 ‘해외 아마추어 드래프트 규정’에 따라 제한된다. 구단들은 해외 아마추어 선수들과 계약금 총액 규정을 위반할 경우 심각한 제재를 받기 때문에 이를 어길 수 없다. 각 구단별 해외 FA 선수 계약금 잔여한도는 정해진 기간동안 그 구단이 얼마나 많은 액수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다른데 오타니가 받을 수 있는 최고액은 353만5,000달러에 불과하다. 또 계약도 마이너 계약이라 메이저리그에 콜업이 되더라도 오타니의 최고 연봉은 내년 메이저리그 미니멈인 54만5,000달러로 제한된다.

ML 선수노조는 이 규정으로 발생하는 오타니의 불이익 문제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전 소속팀 니혼 햄은 포스팅 금액으로 2,000만달러나 챙기는 반면 오타니는 연봉 54만달러에 그치는 것은 불합리적이고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해외 FA 규정 자체는 선수노조가 MLB와 노사협약 과정에서 주장해 관철시킨 것이어서 이번 협약 대상이 아니었고 다만 포스팅 금액 규모만 해당 선수가 계약하는 총 계약규모의 15% 내외로 제한시키는 것이 이번 협상 과정에서 타결됐다.

물론 오타니가 이번 오프시즌이 아니라 2년 후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더라면 해외 FA 자격을 얻기에 계약 규모 제한규정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엄청난 재정적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면서 마이너 계약을 감수하고 빅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오타니는 지금 메이저리그 진출 시 3년이 지나야 연봉조정 자격을 얻게 되는 등 사실상 마이너리거 대우를 받는다. 반면 2년 뒤에 진출한다면 총규모 1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거뜬히 받아낼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타니의 영입전에는 메이저리그의 거의 모든 구단이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 뉴욕 메츠, 시애틀 매리너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이 유력한 영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양키스는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의 특별 보좌역인 일본야구의 영웅 히데키 마쓰이를 오타니 영입전에 투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김동우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