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진보험 필요할까?

2017-11-17 (금) 박기홍 천하보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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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보험 필요할까?

박기홍 천하보험 대표

어찌보면 지진은 캘리포니아 주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 얼마나 강한 지진이 발생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과학의 발달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수준으로 정확도를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예측 가능 여부를 떠나 지진은 엄청난 피해를 불러올 수 있어 항상 불안감을 유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진보험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소극적인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놓고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배경에는 실제 피해가 발생해도 보험의 혜택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지적하곤 하는데 이는 이 보험에 대해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먼저 “지진보험이 필요할까?”라는 것에 대한 자문자답을 해 볼 필요가 있는데, 지진대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답은 “필요하다”가 맞는 얘기다. 그리고 일단 지진이 발생되면 진원지에 연관된 지역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날 때까지는 지진 보험 신규 계약 접수가 중단 된다. 그리고 변경 신청도 접수 중단 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일반 주택보험이 지진피해를 커버해 줄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지진으로 땅이 흔들리면서 발생한 피해는 일반 주택보험으로 커버 받지 못한다.

그리고 지진피해가 발생하면 연방정부가 지원할 것이란 생각 역시 옳지 않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재난 복구를 위한 낮은 이자의 융자금을 지원할 뿐, 주택복구를 위한 충분한 돈을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지진보험은 어떤 것인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거의 모든 개인주택의 지진보험을 일반 보험사가 아닌 캘리포니아 지진국(CEA:California Earthquake Authority) 이라는 주정부 기관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이를 가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택보험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주택보험 보상 한도액에 따라 지진보험 보상 한도액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보험료 문제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일각에서는 보상은 미미하고 보험료만 높다는 불평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본인이 부담해야 할 디덕터블에 따라 달라진다. 보험료를 낮추려다 보니 디덕터블을 늘리게 되고, 이러다 보니 실제 지진피해가 발생해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같은 불만들이 끊이지 않자 CEA는 2016년부터 디덕터블에 대해 탄력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즉 그 이전에는 10% 또는 20% 라는 정해진 디덕터블에서 하나를 결정해야 했지만 이제는 가입자가 5-25% 사이에서 원하는 비율을 결정하도록 했다.

게다가 CEA는 개인재산 물품 보상한도를 10만달러에서 20만달러로 높였다. 지진으로 집안 물건들의 손실을 상당 부분 보상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상업용 건물에 대한 지진보험도 있다.

이는 주정부기관이 전담하는 주택과 달리 보험사들이 직접 담당하는데 가입하는 과정은 주택과 마찬가지로 건물 및 관련 재산 보호를 위한 보험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지진보험료를 산출한다.

하지만 주택 보다 요율이 높아 보험료가 재산보험의 1.5-2배 정도나 돼 부담이 적지 않다.

사실 이런저런 얘기를 떠나 지진보험이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는 근본적인 원인은 설마 하는 생각에 대한 재정적인 부담이다.

그러나 확실한 지진 발생지역에 거주하면서 이를 외면하는 것 역시 올바른 대처는 아닐 것이다.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에 맞서 가능한 대비를 해놓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800)943-4555, www.chunha.com

<박기홍 천하보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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