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릿 저널 사설, “문, 신뢰 못 할 친구 동맹 기반 약화시켜”
월스트릿 저널이 지난 8일 사설을 통해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단합하는 모습을 과시했으나 문 대통령의 최근 일련의 행동으로 볼 때 문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는 친구’(unreliable friend)라고 지적해 주목되고 있다.
월스트릿 저널은 이날 ‘한국, 중국에 굴복하다’(South Korea‘s Bow to Beijing)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문대통령은 계속되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테스트에도 불구하고 남북 직접대화를 제안하는 등 김정은에게 유화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저널은 문 대통령은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관련한 중국의 압력에 굴복함으로써 ‘갑질’을 한 베이징에 상을 주고, 김정은 정권에 힘을 보태주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했다고 지적했다.
이 사설에 따르면 베이징은 한국에 배치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가 중국의 핵미사일 기지를 모니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에 강력히 반발, 한국에 무자비한 경제적, 외교적 공세를 가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 소유 상점을 폐쇄하거나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 중단, 한국 TV 드라마 방영 중단 등의 조치를 취했다.
사드는 해상과 일본, 미국 영토 안의 다른 미사일 방어망과 긴밀하게 연결돼있다.
사설은 그러나 지난주 한국의 강경화 외교장관이 중국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사드를 둘러싼 양국의 논란을 매듭짓기로 했다고 발표해 결국 문대통령이 베이징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이 합의에서 사드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대의 추가배치를 하지 않겠다고 중국 정부에 약속했다. 이로 인해 한국은 앞으로 있을지 모를 북한의 공격에 취약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현재 배치된 6기의 발사대만으로는 서울을 비롯한 남한의 북부지역을 완전히 커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한국은 중국의 요구대로 미국의 광역 미사일방어체계에 가입하지 않기로 합의했으며 또 향후 미국 및 일본과 삼각 군사동맹을 맺지 않는다는 데에도 동의했다.
사설은 결국 베이징은 한국을 움직여 유럽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사한 아시아지역의 집단방어체제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구상에 훼방을 놓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한국은 이번 주 베트남에서 개막하는 APEC정상회담 회기 중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개별면담과 문 대통령의 금년 내 중국 방문을 받아낸 것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한 “균형 외교”를 강조했으나 이는 결국 김정은에 대항하는 동맹의 기반을 크게 약화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