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시은 “결혼 후 남편 진태현 연기 보며 반성”

2017-10-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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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아침 일일 드라마 ‘훈장 오순남’ 오순남 역

박시은 “결혼 후 남편 진태현 연기 보며 반성”

/사진=김창현 기자

가히 'MBC 공무원'이라 부를만하다.

배우 박시은(37)의 필모그래피는 그만큼 MBC 아침 드라마와 인연이 깊다. '사랑했나봐'(2012~2013), '내 손을 잡아'(2013~2014)에 이어 '훈장 오순남'(2017)까지 주연작 3편 모두 MBC에서 방영된 아침극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최근작인 '훈장 오순남'은 그녀에게 더욱 각별한 작품으로 다가온다. 지난 2015년 배우 진태현(36)과 결혼 후 맡은 첫 주연작이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소속사 지앤지프로덕션 사무실에서 인터뷰한 박시은은 한껏 상기된 얼굴로 기자와 마주했다. 129부작의 긴 여정을 마친 뒤라 홀가분한 듯 내내 밝은 표정이었다.

"어느 연속극보다 되게 마음이 행복했던 작품이에요. (오)순남이 같은 촌스러운 역할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덕분에 해보지 않았던 것을 많이 도전해봤어요. 정말 행복하고 재밌던 드라마입니다."

지난 20일 종영한 '훈장 오순남'은 서당의 여자 훈장이자 종갓집 며느리이던 오순남이 갑자기 모든 것을 잃은 뒤 딸의 꿈을 대신 이루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박시은은 극 중 타이틀 롤인 오순남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극 초반 훈장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생활 한복을 입었던 박시은은 "한복을 이렇게 많이 입어본 적은 처음"이라며 "주위에서 한복을 입은 모습이 예쁘다고들 하셔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훈장복이 너무 편하더라고요. 한복이 이렇게 매력이 있는 줄 처음 알았어요. 사실 너무 예뻐서 제가 입었던 옷을 사실 구입하기도 했어요. 시청자 분들도 이번 기회에 한복을 조금 더 가까이 느꼈으면 좋겠더라고요."

뽀글거리는 파마머리도 인상적이었다. 특유의 촌스러운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감독과 상의한 끝에 '훈장 오순남' 속 오순남의 헤어스타일이 완성됐다.

"전체 파마를 다 하는 바람에 머리가 다 상했어요. 하하. 앞머리가 뚝뚝 끊겨서 짧았는데, 그나마 지금이 자란 거예요. 머리가 혹사를 많이 당했죠. 그래도 촌스럽고 망가지는 캐릭터를 한번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재밌게 연기했어요."


'훈장 오순남'은 작품의 설정상 등장인물들이 줄줄이 사망하는 극적인 전개가 펼쳐졌다. 오순남의 시아버지였던 차만평(장광 분)의 죽음을 시작으로, 오순남의 딸 준영(이채미 분), 시어머니 최복희(성병숙 분)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오순남을 괴롭혔던 악녀 황세희(한수연 분)도 마지막엔 결국 죽음을 맞았다.

"'이렇게 많이 죽을 줄 알았으면 상조에서 PPL 받았어야 했는데'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죠. 하하. 사실 초반에 많은 인원으로 드라마를 시작하긴 했었어요. 그래서 더 죽어 나간 것 같기도 해요. 하하. 너무 슬픈 현실이지만 제작비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박시은은 극 중 강두물 역의 배우 구본승(44)과 커플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구본승은 지난 2012년 JTBC 드라마 '친애하는 당신에게'에서도 박시은과 합을 이룬 바 있다. 공교롭게도 5년 만에 선택한 컴백작에서 박시은과 재회하게 된 것. 박시은은 "(구)본승 오빠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며 "5년 만에 돌아왔는데 파트너가 또 나니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5년 전에 드라마를 같이 했을 때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베드신부터 찍어야 했어요. 하하. 그땐 오빠와 많이 얘기할 시간이 없었죠. 미니시리즈라 시간에도 쫓겼고, 같이 붙는 신도 아주 많지 않았거든요. 이번 드라마 하면서는 호흡이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서로 얘기도 많이 하면서 재밌게 맞춰갔죠."
박시은 “결혼 후 남편 진태현 연기 보며 반성”

/사진=김창현 기자

남편 진태현은 그녀의 연기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비록 연기라고는 하지만, 구본승과 달달한 애정신을 찍을 때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진 않았을까. 박시은은 '남편의 질투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조금"이라며 웃으며 답했다.

"(태현 씨가) 안 그런 척하면서 한 마디씩 건넬 때…그렇더라고요. 하하. 뒷부분에는 포옹하는 신이 많았거든요. 같이 보는데 제가 괜히 말이 많아지더라고요. 같은 배우니까 신경 안 쓰려고는 해요. 태현 씨도 키스신 있을 때 미리 얘기 안 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안 해요. 이번에 첫 키스신 있을 때도 얘기 안 했어요. 태현 씨가 봤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조금 질투하지 않았을까요? 호호."

박시은은 진태현과 지난 2015년 7월 결혼식을 올렸다. 2010년 SBS 드라마 '호박꽃 순정'에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5년여의 열애 끝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올해로 결혼 생활 2년 차인 박시은은 최근 방송가 트렌드인 부부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남다른 욕심을 드러냈다.

"아~(부부 예능) 너무 하고 싶어요. '신혼 일기'도 너무 재밌게 봤어요. 둘이 할 수 있는 거라면 모든 재밌다고 생각해요.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면을 태현 씨가 많이 가지고 있고, 태현 씨가 가지고 있지 않은 걸 제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요. 함께라면 모든 다 해낼 수 있어요."

사실 두 사람은 제주도 정착기를 그린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제주도 살아보기'를 통해 훈훈한 신혼 라이프를 공개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둘이 같이 한 예능 프로그램이라 걱정도 많이 했어요. 솔직하게 모든 걸 보여줘야 하니까요. 태현 씨가 '욱'하는 면도 있거든요. 하하. 그런데 작가 분들이 '태현 씨의 새로운 재발견'이라 할 정도로 예능에 더 어울렸다고 하더라고요."

박시은은 결혼 후에도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SBS '달의연인-보보경심 려'에서 해씨 부인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데 이어 올해 '훈장 오순남'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감독님도 (진)태현 씨도 뭔가 모르게 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결혼하고 나서) 제 나름대로 더 안정되고 여유가 생겨서인 것 같아요. 태현 씨 영향도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태현 씨는 정말 타고난 배우거든요. 치열하게 캐릭터를 고민하고 연기를 하는 것을 보면서 반성도 많이 했어요. 같이 연기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더 깊어진 면도 있을 거라 생각이 들어요,"

1998년 KBS 드라마 '김창완의 이야기 셋'으로 데뷔한 박시은은 올해로 연기 경력 20년 차에 접어들었다. 어깨를 으쓱거릴 법도 하지만 정작 그녀는 아직 연기자로서 갈 길이 멀다는 듯 겸손하게 말을 꺼냈다.

"조금 더 유연한 배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러기 위해선 제 자신을 좀 더 깨야 할 것 같아요. 내년이면 20년 경력인데, 마치 2년이 된 느낌이에요. 연기자로서 아직 배워야 할 게 많고 더 깨부숴야 할 게 많은 것 같아요."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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