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베, 총선 압승으로 ‘장기집권 기반’ 굳혀

2017-10-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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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학스캔들 위기 돌파 성공… 출구조사서 개헌 찬성 세력 최소 325석

아베, 총선 압승으로 ‘장기집권 기반’ 굳혀

22일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자민당이 압승함에 따라 퇴진 위기에서 벗어나 반전에 성공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AP]

22일 총선에서 집권여당 자민당이 압승함에 따라 아베 신조 총리는 연이은 사학 스캔들로 인한 퇴진 위기에서 벗어나 반전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자민당은 물론이고 정국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장기집권 기반을 공고히 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그간 강조해 온 개헌 드라이브에 한층 힘을 쏟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60%대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던 아베 총리는 올해 들어 2개의 사학 스캔들로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사학인 모리토모학원의 국유지 저가 매입 논란은 부인 아키에여사까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확산 일로를 달렸다.


이 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 전 이사장은 지난 3월 국회에 소환돼 “아키에 여사에게서 100만엔(약 1천만원)을 기부받았다”고 폭탄 발언을 해 아베 총리를 궁지에 몰았다.

비난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아베 내각 지지율은 한때 26%(마이니치신문 7월 조사 결과)로 급락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결국, 소비세 증세로 인한 세수 증가분의 사용처 수정과 북한 대응 등에 대해 국민의 신뢰를 묻겠다며 지난달 28일 중의원 해산을 결정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북한 위협과 저출산 문제를 거론하며 ‘국난돌파 해산’으로 명명했다.

그는 “(연립여당인)공명당과 합해 과반수(233석)가 되지 않으면 사임할 것”이라고 제시했지만,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그의 ‘반전 카드’는 정당성마저 확보하게 된 셈이다.

자민당은 지난 3월 총재 임기를 기존 연속 ‘2기 6년’에서 ‘3기 9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당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2012년 9월 이래 당 총재를 맞고 있는 아베 총리는 내년 9월 열리게 될 총재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지난 5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재임일이 같은 1천980일을 이미 넘겨 재임일 기준으로 함께 3위에 올랐다. 이는 아베 총리의 2006년 9월 1차 집권 당시 재임일을 포함한 것이다.


사학스캔들 여파로 당내에서도 개헌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긴 했지만, 자민당은 총선 전 언론 여론조사에서 연립여당과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3분의 2 의석(310석)을 달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오자 개헌 전략을 재점검했다. 개헌 추진 항목은 선거 공약에도 포함됐다.

따라서 총선 이후 아베 총리와 당 간부를 중심으로 개헌 드라이브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고, 국민투표를 겨냥해 대국민 홍보에도 한층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NHK가 이날 오후 8시 투표 종료와 함께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 253~300석, 공명당 27~36석, 희망의 당 38~59석, 일본유신회 7~18석을 각각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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