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정 조절이 투자성공 좌우한다

2017-10-23 (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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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세일러 교수가 강조하는 투자자 오류

주식 투자나 은퇴 자금 준비 등 중요한 재정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자기 감정조절에 실패해 투자 목적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다.

이러한 투자자들의 행위를 연구하기 위해 탄생한 학문이 ‘행동 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행동 경제학의 대부라고 불리는 시카고 대학의 리처드 세일러교수에게 돌아갔다.

세일러 교수가 그동안 강조해 온 투자자들의 재정 오류를 USA 투데이가 정리했다.


■ ‘뜨거운 손 오류’(Hot-hand Fallacy)

세일러 교수가 그의 저서 ‘빅 쇼트’(The Big Short)에서 강조한 전형적인 오류다.

‘도박사의 오류’라고도 불리는데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 미래에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생각하는 행위다. 도박판에서 연속으로 승리한 도박사가 계속 돈을 딸 것으로 믿는 행위, 3점 슛을 5차례나 성공한 농구 선수가 자신감에 넘쳐 또 3점 슛을 날리는 행위, 99년 ‘닷컴’ 주식 상승이나 2007년 주택 가격이 끊임없이 오를 것으로 믿었던 투자자들이 바로 ‘뜨거운 손 오류’의 주인공들이다.

99년 닷컴 신화를 믿고 1만달러를 투자한 투자자는 그해 투자금을 1만8,560달러까지 불렸지만 이듬해까지 투자를 이어가다가 수익이 반의 반토막이 나고 말았다.

주택 시장이 가장 잘 나갔던 2007년 1분기 주택 구입자들은 2009년까지 불과 2년만에 집값이 약 19%나 사라지는 아픔을 경험해야 했다.

■ ‘소유 효과’(Endowment Effect)

자신이 소유한 자산이 남의 자산보다 가치가 높을 것으로 믿는 오류가 소유 효과다.


이 같은 오류는 주식 투자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보유 주식의 가격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애착이 남아있어 처분하지 못하는 실수가 가장 흔한 예다.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도 나중에 가격을 회복할 것이라는 강한 믿음 때문에 손실을 키우는 것이 더 큰 문제다.

2000년대 초반 발생한 엔론 사태가 소유 효과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자사주에 지나치게 투자하면 안된다는 철칙을 무시하고 당시 주가가 상투를 치기 직전 자사주를 대량 구입한 엔론 직원들이 많았다.

회사가 파산을 신청하기 전부터 회사 비리에 대한 각종 부정적인 뉴스가 연일 쏟아져 나왔지만 상투에 자사주를 구입한 직원들은 주식 처분 타이밍을 놓치고 쪽박을 차야했던 경우가 많았다.

■ ‘마음의 계좌’(Mental Accounting)

사람마다 마음속으로 다른 계좌를 두고 있고 계좌 목적에 따라서 돈의 가치도 다르게 느낀다는 것이 마음의 계좌 이론이다.

예를 들어 외식이나 주말 취미 활동, 모기지 페이먼트, 은퇴 자금 적립 등 지축 목적이 서로 다른 계좌를 마음속으로 정해두고 계좌와 관련해 재정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마음의 계좌를 두고 있는 투자자는 소액 지출시 과다 지출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큰 금액에 대한 지출시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실수를 범하기 쉽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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