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주 칼바람에 PGA 넘버원도 ‘흔들’

2017-10-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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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GA투어 CJ컵 2R

▶ 토머스, 2타 잃고 공동4위 밀려, 무명 리스트 선두…김민휘 6위

제주 칼바람에 PGA 넘버원도 ‘흔들’

저스틴 토머스가 2라운드 4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 다.

PGA투어 ‘넘버원’도 제주도 칼바람에는 어쩔 수가 없었다.

20일(현지시간) 제주 서귀포시 나인브릿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PGA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이하 CJ컵) 2라운드 경기에서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2오버파 74타의 부진을 보이며 선두에서 내려왔다. 지난 시즌 PGA투어 페덱스컵 챔피언이자 상금왕, 다승왕, 올해의 선수를 휩쓴 토머스는 1라운드에서 이글 2개 포함, 9타를 줄이며 3타차 단독선두로 기세좋게 출발했지만 이날은 버디 3개와 보기 5개로 2타를 잃고 이틀합계 7언더파 137타를 기록, 선두에 2타차 공동 4위로 밀려났다. 이날 5타를 줄인 루크 리스트(미국)가 합계 9언더파 135타로 단독선두로 나섰고 전 US오픈 챔피언 루카스 글로버가 스캇 브라운(이상 미국)과 함께 8언더파 136타로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했다.

기세좋게 출발한 토머스를 멈춰세운 것은 유명한 제주 바람이었다. 이날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에는 순간 풍속이 최고 시속 30㎞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 전날 풍속이 10㎞ 안팎이었던 것에 비해 3배 가까이 강해졌을 뿐 아니라 바람 속도와 방향이 수시로 달라진 날이었다. 이로 인해 샷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고 전날 85.7%였던 토머스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57.1%까지 낮아졌다. 많은 경우 러프에서 세컨샷을 하다보니 버디 찬스도 전날 14번에서 9번으로 뚝 떨어졌다. 게다가 핀 위치도 까다로워져 애를 먹었다. 토머스는 전날 4개 파5홀에서 이글 2개와 버디 2개로 6타를 줄였지만 이날은 버디나 이글없이 보기만 1개를 기록해 오히려 1타를 잃었다. 결국 전날 63타에 비해 무려 11타나 많은 74타를 적어내 공동 4위로 내려앉은 토머스는 경기 후 인터뷰 요청도 고사했다.


고전한 선수는 토머스뿐이 아니었다. 1라운드에서 50명이 언더파를 쳤지만 이날은 21명으로 뚝 줄어들었다. 하지만 무명의 리스트는 오히려 바람 속에서 신바람을 냈다.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솎아내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리스트는 2015-16시즌에 PGA투어에 합류한 뒤 이렇다 할 성적이 없다. 2009년 US오픈 챔피언 글로버도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리스트에 1타 뒤진 공동 2위(8언더파 136타)에 올랐다.

한편 한국인 선수로는 김민휘(25)가 이틀째 호조를 이어갔다. 이날 2언더파 70타를 친 김민휘는 이틀합계 6언더파 138타를 기록, 선두 리스트에 3타 뒤진 공동 6위로 뛰어올라 주말 우승경쟁에 나설 발판을 마련했다. 김민휘는 “바람이 심해 쉽지 않겠다고 예상하고 경기에 나섰는데 다행히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면서 “선수라면 누구나 다 우승을 바라지 않겠느냐”고 의욕을 보였다.

1타를 줄인 최진호(33)와 이븐파로 버틴 김경태(31)는 공동 24위(2언더파 142타), 2타를 잃은 최경주는 공동 30위(1언더파 143타)에 자리했다. 또 다음 달 입대하는 노승열(26)은 첫날 7오버파 79타의 부진을 보여 최하위권으로 떨러졌지만 이날은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인 7언더파 65타의 깜짝 맹타를 터뜨리며 단숨에 공동 36위(이븐파 144타)까지 솟구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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