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파트 우편함 노리는 전문 절도범 기승

2017-10-20 (금) 12:00:00 심우성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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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운타운 지역 잇달아 털려… 한인들 피해

▶ 마스터키 이용 유유히 범행… 신분도용까지

아파트 우편함 노리는 전문 절도범 기승

지난 18일 새벽 LA 다운타운 지역 아파트 건물에서 남녀 절도범들이 우편함을 털고 있는 장면이 CCTV에 찍힌 모습.

아파트나 콘도 등 다가구 거주지의 우편함을 노리는 전문 절도범들이 LA 다운타운 등 지역에서 기승을 부리면서 한인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들 우편 절도범들은 대형 아파트 등의 우편함 마스터키를 이용해 우편물들을 턴 뒤 유유히 사라지는 수법을 쓰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분실된 우편물에 든 체크나 개인 정보 등이 범죄에 이용되면서 신분 도용 등 더 큰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한인 피해자들에 따르면 지난 18일 새벽 1시50분께 LA 다운타운 지역 올림픽 블러버드 선상의 고급 아파트 현관에 2인조 남녀 우편물 절도단이 침입해 우편함 전체를 털어 달아났다.


아파트 감시카메라(CCTV)에 포착된 당시 장면을 보면 히스패닉계로 보이는 이들 남녀는 아파트 입구에서 누군가가 출입문을 열기만을 기다리다 한 배달원이 문을 여는 틈을 타 아파트 현관 안으로 들어갔다.

절도단은 마스터키르 보이는 열쇠를 이용해 주민들 우편함 전체를 열고 우편물들을 모두 꺼내 남성 절도범은 바지 안에, 여성은 가져온 가방에 챙긴 뒤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훔친 우편물들 가운데 불필요한 것들을 추려내 이후 우편함 옆 쓰레기통에 버리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이들이 아파트 내부로 들어와 우편함을 털어 우편물들을 골라낸 뒤 일부는 버리고 아파트를 빠져나가는데 소요된 시간은 10분이 채 되지 않았다.

피해 아파트의 매니저에 따르면 이날 이 지역 인근 아파트 총 5개 건물이 비슷한 시간대에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우편함 절도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아파트에는 한인 거주자들도 상당수에 달하는데 이같은 우편물 절도 범죄로 인해 신분도용이나 금전 피해 등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관계자는 “한 한인 주민의 경우 크레딧카드 페이먼트를 보내기 위해 개인 체크로 40달러를 써서 보내는 우편함에 넣었는데 절도를 당한 뒤 40달러가 2,000달러로 고쳐져서 은행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피해를 당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크레딧카드를 잃어버려서 새로 신청을 했는데 몇 주가 지나도 오지 않아 카드회사에 전화하니 이미 내 이름으로 카드가 사용중이라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며 “우편물 도난을 당한 것 같은데 나도 모르게 이런 일이 여러 번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아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우편물 절도범들이 ▲사람들의 경계가 허술해진 시기 ▲긴 연휴로 인해 우편함을 확인 하지 못하는 시기 ▲세금보고 리턴 기간 등에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방지를 위해 ▲매일 오후 6시 이전에는 우편함을 확인해 우편함을 비울 것 ▲오후 시간대에는 발신 우편물을 우편함에 넣지 말 것 ▲낯선 사람이 아파트 건물 입구나 내부에 있을 경우 잘 살피고 범죄 행위가 의심되면 경찰에 신고할 것 등을 조언했다.

<심우성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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