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머리칼 꼬거나 발 떨기 등 ‘틱’ 장애 의심

2017-10-19 (목) 준 최 객원기자-뉴욕타임스
작게 크게

▶ 반복적인 비기능 운동행동 관찰 필요

▶ 증상 심각해지면 의학적 치료 받아야

누구나 자신만의 신체 습관을 갖고 있다. 머리 카락을 꼬거나 눈을 깜빡 거리고, 아니면 손톱을 물어 뜯거나 발을 떠는 등 신체 습관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행동 전문가들에 따르면 다양한 신체 습관은 그 사람만의 의사 소통 방식인데 이유 역시 다양하다. 불안하거나 지루해서, 슬프거나 화가 나서, 또는 초조하거나 긴장될 때 자신만의 신체 습관이 튀어 나온다. 어떤 신체 습관은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경미하지만 어떤 경우는 옆 사람에게 방해가 될 정도로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더 심각한 경우에는 신체 습관을 통제할 수 없어 신체에 손상을 입기도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신체 습관이 이른바 틱 장애로 불리는 ‘투렛 증후군’(Tourette syndrome)이나 자폐증 등 ‘신경행동 장애’(Neurobehavioral Disorders) 증상으로 발전하는 경우에만 의료학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질병으로 진단되기 직전 증상인 ‘반복적인 비기능적 운동 행동’(Repetitive, Nonfunctional Motor Behaviors) 증상이 만연되고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앨론 모길러 뉴욕대학 신경외과박사는 “점점 더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사회 현실이 행동 장애의 원인중 하나”라며 “뇌의 기능과 관련이 있기때문에 치료를 통해 통제가 가능하다”고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반복적인 비기능적 운동 행동을 크게 세가지 종류로 나눈다. 전통적인 틱 증상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얼굴, 목, 팔 등을 갑자기 빠르게 움직이는 증상이다. 이 증상은 끙끙 대는 소리, 헛기침 소리, 코를 훌쩍이는 소리 등 음성으로도 나타난다. 신체를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증상도 있다. 흔히 볼수 있는 다리를 떠는 행위나 손가락으로 책상을 지속적으로 치는 행위 등은 ‘상동증’(Stereotypies)으로 분류된다.

몸을 가다듬는 것처럼 보이지만 반복적인 행동으로 나타는 경우도 있다. 이런 행동으로는 손톱을 물어 뜯거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꼬는 행동 등이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행동들을 ‘비자발적인’(Unvoluntary) 행동으로 규정한다.

주변의 다른 사람이 멈추라고 하면 순간 멈출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동일한 행동을 반복하게되는 증상이다. 심한 경우 신체에 손상을 입을 때까지 행동이 멈추지 않거나 주변 사람을 짜증나게 할 정도록 반복되기도 한다.

반복적인 비기능적 행동이 나타나는 원인은 뇌에서 운동제어에 관여하는 ‘기저핵’(Basal Ganglia)과 연관이 있다. 기저핵은 외부 상황에따라 신체에게 적절한 움직임을 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뇌 부분인데 심하게 자극을 받을 경우 틱과 같은 비정상적인 신체 행동을 나타나게 된다.

이같은 행동은 대부분 유아기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아동의 미성숙한 뇌가 성인처럼 감정을 적절히 인식하고 처리하지 못할 때 반복적 행동에 의존하게 된다.

성장과 함께 반복적인 행동이 완화되거나 사라지지만 증상이 심각해지면 의학적 처방이 필요하다. 우선 본인이 반복적인 비기능적 행동 증상이 있음을 자각하고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 치료가 필요할 경우 알레르기 치료제인 항스타민제, 항우울제, 과잉행동장애 약물 등이 처방되기도 한다. 존스 홉킨스대학의 하비 싱어 박사는 “행동이 지속될 경우 우선 본인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준 최 객원기자-뉴욕타임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