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부싸움 후엔 살포시 손 잡아주라

2017-10-19 (목) 준 최 객원기자-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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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히 있으면 갈수록 관계 멀어져

▶ 상대방 노력 인정

부부 싸움은 칼로 물베기. 부부는 싸워도 언제나 원래 관계로 돌아 오는 법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속담도 무의미 해졌다. 별것 아닌 싸움으로도 하루 아침에 별거, 이혼까지 가는 부부가 많아졌다.

오래된 부부일 수록 싸우는 것이 자연스럽고 싸우면서 부부간 정도 돈독해진다. 그러나 싸운 뒤에 가만히 있다보면 관계가 소원해지기 쉽다. 누구든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뉴욕 타임스가 심리학자 엘리 핑클 박사의 저서에 소개된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부부들을 위해 부부 관계를 간단하게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정리했다.

◇ 손잡아 주기


내키지 않아도 배우자의 손을 살포시 잡아준다. 부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상대방 배우자가 의도와 상관없이 손을 잡아준다는 것을 알면서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부부에게 영화를 함께 보게 하면서 한 부부에는 서로 스킨십을 자제하도록 하고 다른 부부에게는 사랑스럽게 스킨십을 하도록 했다. 스킨십을 실시한 부부는 배우자가 연구팀의 지시에 의해 실시했음을 알았음에도 배우자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느끼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 실수를 속단하지 않기

배우자의 실수를 속단하면 불행한 부부가 되기 쉽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행복한 부부와 불행한 부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배우자의 행동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배우자가 전화를 받지 않았을 때 불행한 부부는 마치 전화를 받지 않는 행동이 인성에 큰 문제점이 있는 것처럼 여기고 반응한다. 반면 행복한 부부는 그날 배우자가 직장에서 바빠서 전화를 못 받았을 것으로 우선 판단한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속단을 자제해야 부부 관계가 이유없이 악화되지 않는다.

◇제3자입 장에서 부부싸움 하기

12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2년간 실시된 실험에서 처음 1년동안 거의 모든 부부의 결혼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졌다.

2년째 되는 해 일부 부부에게는 부부 싸움을 할 때 제 3자의 입장에 바라보는 훈련을 실시하라고 요청했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부부 싸움을 바라볼 때 어떻게 느끼는지, 부부 싸움으로 어떤 결과가 기대되는 지 등을 생각해 보라는 훈련이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부부 싸움을 바라 본 부부는 두번째 해에 결혼 생활 만족도가 안정적으로 지속된 반면 다른 부부의 관계는 지속적으로 악화됐다고 한다.


◇고마움 리스트 작성

나의 노력보다 배우자의 노력을 바라볼 때 부부 관계가 더욱 돈독해진다. 한 실험에서 한 부부에게는 배우자가 부부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 점을 일주일에 한번씩 리스트로 작성하도록 했고 다른 부부는 자신이 배우자를 위해 실시한 노력을 적어보라고 했다. 자신의 노력을 떠 올린 부부의 부부 관계가 조금 개선된 반면 배우자의 노력을 돌아보게 된 부부의 관계 개선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의 좋은 일 함께 기뻐하기

배우자에게 그날 좋은 일이 있었다면 함께 기뻐해준다. 목소리에 기쁨을 실어 어떤 일이 있었는 지 물어보면 배우자는 더욱 기뻐서 그날의 일을 이야기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관계 기술을 ‘자본화 시도’(Capitalization Attempt)라고 부른다. 매일 저녁 퇴근 후 배우자에게 그날 있었던 좋은 일을 물어 보도록 훈련한 부부에게는 이른바 ‘윈윈’ 효과가 나타났다. 좋은 일이 있었던 배우자는 기쁨이 커져서 자신의 일에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고 부부 관계도 좋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준 최 객원기자-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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