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이스라엘, 유네스코 탈퇴 통보

2017-10-13 (금) 12:00:00
크게 작게

▶ 체납금 증가 부담·조직 개혁 필요성 지적

▶ 2011년 10월 재가입후 6년만에 탈퇴 결정

미국·이스라엘, 유네스코 탈퇴 통보

유네스코가 최대 예산 지원국 중 하나인 미국의 탈퇴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사진은 유네스코의 파리 본부. [AP]

미국·이스라엘, 유네스코 탈퇴 통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미국이 12일 반 이스라엘 성향이라고 비난해온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서 결국 탈퇴하기로 했다. 지난 2011년 10월 재가입 이후 6년 만에 나온 탈퇴 결정이다.

이스라엘도 이날 유네스코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2일 총리실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유네스코에서 탈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무부는 “세계유산 보호, 언론자유 옹호, 과학적 협력과 교육 증진”에 대한 견해를 계속 유네스코에 전달하고자 탈퇴 이후 정식 옵서버로 활동하겠다는 의사를 보코바 사무총장에게 전했다.


국무부는 “이번 결정은 가볍게 내려진 것이 아니며, 유네스코의 체납금 증가, 유네스코 조직의 근본적 개혁 필요성, 유네스코의 계속되는 반이스라엘 편견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규정에 따라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 결정은 내년 12월 31일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미국은 유네스코의 최대 후원국이어서 유네스코 운영에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잇따라 유네스코 탈퇴를 선언한 데 대해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은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유엔 가족들과 다자외교의 상실”이라고 말했다. 유네스코의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은 12일 성명을 내고 “폭력적 극단주의에 대한 싸움에서 교육과 문화교류에 대한 투자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미국이 이 문제를 주도하는 우리 기구를 탈퇴하는 것은 깊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출범 이후 유네스코 탈퇴 의사를 여러 차례 시사해왔다.

미국이 탈퇴 이유로 여러 가지를 들긴 했지만, 유네스코가 역사 유산과 관련된 문제에서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에 우호적 입장을 보여온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이스라엘의 강한 반발에도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과 유대교 공동성지 관리 문제에서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줬고, 지난 7월 요르단 강 서안 헤브론 구시가지를 이스라엘이 아닌 팔레스타인 유산으로 등록한 바 있다.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인 지난 1984년 정치적 편향성과 방만한 운영을 이유로 유네스코를 탈퇴했다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2년 10월 재가입했다. 그러나 미국은 2011년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자 유네스코에 내는 분담금에서 연간 8,000만달러 이상을 삭감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