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숙자들 식당·카페 들어가 손님에 구걸·욕설 사례 급증

2017-10-13 (금) 손혜주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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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운 업소들 골머리 “대처방법 마땅찮아”

LA 한인타운을 포함한 시 전역에서 노숙자들이 급증하면서 이로 인한 각종 사회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타운에서 노숙자들이 한인 업소들 내부에까지 들어와 업소 관계자나 고객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위협적 행위를 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최근 한인타운의 한 카페에 앉아 노트북 컴퓨터로 업무를 보고 있던 한인 박모씨는 노숙자 1명이 다가와 구걸을 하자 정중하게 거절을 했다. 그러자 이 노숙자는 갑자기 박씨를 향해 “아이폰과 맥북을 가지고 있는데 왜 돈이 없다고 하느냐”며 욕을 하고 침까지 뱉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부 노숙자들이 여러 한인 업소들이 밀집해 있는 샤핑몰들을 돌아다니며 주로 손님이 여럿 앉아 있는 카페 등에 들어가 무례하게 행동을 하며 구걸을 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손님들이 불쾌하고 황당한 일을 겪는 피해가 늘고 있는데 업소들 측에서는 이를 제재할 특별한 방법이 없어 경비시설을 갖추지 못한 업주들은 영업에 영향이 갈까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윌셔 블러버드에 위치한 한 카페 매니저 김모씨는 “최근 들어 막무가내로 매장에 들어와 자신의 몸을 때리는 자해 행위를 하고 어떤 경우에는 손님들에게 협박과 욕을 하며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홈리스들이 급증해 불편해하는 손님이 많은 반면 뾰족한 대처 방법이 없어 문제”라고 전했다.

특히 상주하는 경비원이 없는 샤핑몰에 위치한 업소들 경우 경찰을 불러도 수시간이 지나야 도착해 직원들이 매번 나서서 홈리스들을 내보내고 있으나 이같은 일이 매번 반복된다는 것이다.

올해 LA시와 카운티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LA 지역의 홈리스 수는 지난해에 비해 23% 증가한 5만8,79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세리토스 시의 인구수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다운타운 등에 밀집돼 있던 노숙자들이 한인타운을 포함한 곳곳으로 밀려오고 있어 관련 문제들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한인타운 인근 맥아더팍 근처의 한 노인 아파트에 경찰의 맥아더팍 노숙자 단속으로 인해 노숙자들이 이동해 몰려들면서 거주자들이 이로 인한 소음과 악취 등으로 큰 불편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LA시와 카운티 정부가 판매세 및 부동산세 인상 발의안 등을 통해 조성되는 기금으로 노숙자 예산을 책정해 노숙자 거주 시설 조성 등의 정책을 시행하려 하고 있지만 이같은 정책은 효과를 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당장 주민들이 노숙자들 때문에 겪는 불편을 해소하는 데는 즉각적인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인들은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노숙자들에 대한 단속과 함께 이들에게 임시 거처와 일자리를 알선해 주는 정책을 병행하는 등의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손혜주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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