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축소와 DACA구제 맞바꾸자” 빅딜 제안

2017-10-09 (월)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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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러 백악관 수석고문, 레이즈 법안 지지요구, E-verify, 비자수수료 인상, 이민단속 강화도

▶ 트럼프, 이번 주 직접 이민 빅딜안 공개할 듯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개혁 빅딜 구상이 마치모습을 드러냈다. DACA 폐지 선언 이후 연방의회에 공을 떠넘겼던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픈 밀러 백악관 수석고문을 통해 이민 빅딜 협상안의 일부를 공개했다.

5일 미 일부 언론에 공개된 밀러 고문의 협상 초안에 따르면, 밀러 고문은 DACA 청년 구제 협상을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현행 이민제도를 ‘메릿 베이스 포인트 시스템’을 전면 개혁하는 내용의 ‘레이즈 법안’(Raise Act)에 대한 지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DACA 청년 구제 협상을 위한 선행조건으로 ‘레이즈 법안 지지’를 요구한 것이다.

‘메릿 베이스 이민개혁안과 DACA 구제안을 서로 맞바꿀 것’을 요구한 밀러 고문의 주장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빅딜 구상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릿 베이스 포인트 시스템으로 이민제도를 개혁해 이민신청자의 학력과 기술, 영어능력 등에 점수를 부과해 득점에 따라 이민여부를 결정하자는 ‘레이즈 법안’이 성사되면 신규 이민규모는 10년 이내에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다 현행 가족초청 이민제도를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민주당측은 이 법안에 부정적이다.

또, 밀러 고문은 이 문서에서, DACA 협상에는 이민자 불법 고용을 봉쇄하기 위한 E-verify 의무화, 나홀로 밀입국 아동들에 대한 신속추방, 비자 수수료 대폭 인상, 이민 수사관 증원안 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이민 빅딜 구상의 핵심이 레이즈 법안과 DACA 구제안을 맞바꾸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레이즈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 법안은 공화당 탐 코튼(아칸소), 데이빗 퍼듀(조지아) 의원이 지난 4월 연방 상원에 발의한 것으로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를 제외한 가족이민을 사실상 폐지하고, 취업이민을 학력과 기술 위주의 포인트 시스템으로 바꾸는 ‘메릿 베이스’ 시스템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법안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의사를 밝혀 이 법안이 사실상 자신의 이민개혁 구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밀러 고문의 이민 협상 빅딜 구상이 일부 공개되자 백악관도 이날 즉각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자신의 책임 있는 이민개혁 구상을 직접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연방의회에는 3개의 DACA 청년 구제 법안이 발의되어 있다.

민주당 딕 더빈 상원의원과 공화당 린지 그래함 상원의원이 초당적으로 발의한 ‘드림법안’과 공화당 제임스 랭포드 상원의원과 토마스 틸리스 상원의원이 드림법안의 대체법안으로 발의한 ‘석시드 법안’ 그리고, 공화당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이 발의한 ‘국경보안 강화 및 DACA 구제 법안’ 등이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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